[사설] 350곳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합리적 방안

2026.08.24 06:00:00 15면

수도권 정비 규제 위주로만 운영돼 개선하길 기대

전국 어느 곳에 살든 행정과 복지, 교통, 교육, 의료, 문화, 스포츠 등의 향유는 비슷해야 한다. 이에 수도권 인구 집중 억제 정책은 지방 소멸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지역에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2600만 명이 과도하게 모여 살고 있다. 대기업 본사의 77%와 양질의 일자리, 대형 병원과 문화시설이 집중돼 구조적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는 극심한 주거비 부담, 교통 체증, 높은 경쟁 압박 및 환경 문제 등 부작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 해마다 수만 명의 지방 청년들이 취업과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방의 노동력 부족과 재정 역량 약화의 주요 요인이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할 목적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1982년에 제정했다. 수도권을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 등 3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인구 집중을 유발하는 시설 입지 규모나 개발 총량을 차등 규제하는 내용이 뼈대다.

 

하지만 40년 이상 규제 위주로만 운영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수도권 내 베드타운화나 주거 불안 등 부작용을 낳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예컨대 강화·옹진군, 경기 연천·가평군은 인구 감소 지역임에도 지역 발전을 위한 인구 및 산업 유치 기회를 잃고 있다. 수정법 적용 대상에서 4개 지역을 아예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선책으로는 수도권 권역에 ‘인구 감소 권역’을 추가해 맞춤형 정책을 펴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 주도의 ‘수도권 소외’ 기조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기업 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의 경우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수도권 일부(인구 감소 지역, 접경지역)도 지정 가능하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지만, 수도권은 지정된 적이 없다.

 

이런 현실에서 이재명 정부는 350여 곳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9월까지 윤곽을 마련해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153곳의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발표한 지 21년 만이다.

 

각 지자체는 유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인구 유출에 의한 지역 소멸을 막을 핵심 대책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수도권에서 이전할 만한 대형 기관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크다. 1차 때와 달리 혁신도시뿐만 아니라 기존 도심이 이전 대상지로 검토되는 점도 유치전을 달구는 요소다.

 

정부의 기조에 맞춰 각 지자체는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한 기관 유치안을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 경남도는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조선·해양 등 제조업 기반을 내세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KOTRA, 한국환경공단 등 5곳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전북도는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조성한 자산운용·금융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군인·경찰 등 9대 공제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말 산업의 전 과정이 집적돼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한국마사회 유치에 나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국내 첫 광역지자체 간 행정 통합에 상응하는 배려를 요구하고 있다. 충남도는 화력발전소와 철강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바탕으로 기후·에너지·환경 분야 기관을 겨냥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지역 산업 고도화를 위해 IBK기업은행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을 겨냥하고 있다. 한 기관을 놓고 여러 지자체가 공동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등 당국은 수도권 자체로만 보면 규제가 너무 강하고, 전체 국토 균형개발 측면에서 보면 수도권에 지나치게 기능이 몰리지 않도록 합리적인 정책을 개발·시행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