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둘러싼 범인도피 혐의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은 반면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사건 항소심에서는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이날 오후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비서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 대해 '공수처에서 논란되는 사람' 정도로 추상적으로 인식하는 데 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범인도피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국가 원수로서 고유한 권한을 갖고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한 경위를 보면 호주대사가 도피 목적은 아니고 인사권 행사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며 “결국 임명 행위가 누군가 범인을 도피시키려고 이뤄진 측면만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명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여론조사 44회까지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여론조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인위적으로 이뤄졌다”며 “단순히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사 방식과 매체 등을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정치하겠다고 선언하기 전부터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저나 집사람(김건희)나 여론조사를 분석할 능력이 안 된다”며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당에서 비용을 받아 여론조사를 의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에게서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가운데 14회만 유죄로 인정해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 3600원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사건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7일 예정돼 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