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배우 ‘제3회 화성영화제’, 내 꿈을 찾아서 막 내려

2026.09.12 22:21:31

221편의 도전 속 21개 작품 수상…대상은 ‘나성에 가면’
‘누구나 인생배우’ 메시지로 시민과 영화인이 한자리에
영화가 시작되기 전 객석에는 설렘과 기대가 번졌다

 

12일 화성시생활문화창작소. 무대 위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빛에는 영화 한 편을 기다리는 관객의 설렘과 함께, 누군가의 꿈과 이야기를 만난다는 기대감이 묻어났다.

 

이날 열린 제3회 화성영화제는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고 수상작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영화인들이 만든 작품을 시민들이 함께 보고, 음악을 듣고, 창작자들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며 서로의 꿈을 나누는 자리였다.

 

사)한국영화인협회 경기도화성지부가 주최하고 우호태 집행위원장이 이끈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내 꿈을 찾아 지구촌 화성에서 별나라 화성까지’.

 

화성에서 시작한 작은 영화인들의 꿈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슬로건에 고스란히 담겼다.

 

◇ 무대의 막이 오르자 영화제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작품 상영과 시상식 사이로 색소폰과 관현악 연주가 이어졌고, 축하 영상이 더해졌다. 영화와 음악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면서 객석은 잠시 영화관이자 공연장이 됐다.

 

221편의 작품, 221개의 꿈

올해 화성영화제에는 모두 22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영화제의 역사가 아직 길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전국의 영화인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만들어낸 작품을 화성으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영화제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었다.

 

본선 진출작들은 작품의 완성도와 창의성, 표현력은 물론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영화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경쟁’이라는 말과는 조금 달랐다.

 

수상 여부를 떠나 스크린에 자신의 작품이 걸린다는 것 자체가 창작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관객들은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들어간 시간과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누군가에게 영화는 첫 도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오랜 꿈의 결과물이었다. 221편의 작품에는 그렇게 221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 “영화는 삶의 거울”…새로운 도약을 꿈꾸다

개막식에서는 화성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제시됐다.

 

강성구(전MBC 대표이사) 제3회 화성영화제 대회장은 대회사에서 “영화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비추는 삶의 거울”이라며 시민과 영화인이 함께 마음을 나누고 꿈을 키우는 영화제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그는 영화제를 준비한 관계자들과 작품을 출품한 영화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 꿈을 찾아 지구촌 화성에서 별나라 화성까지 비상하는 영화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호태 집행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화성영화제의 시작을 되돌아봤다. 그는 “2021년 작은 씨앗으로 시작한 화성영화제가 어느덧 세 번째 마당을 열게 됐다”고 짧지만 의미 있는 한마디를 전했다.

 

작은 씨앗이 영화제가 됐고, 영화제는 다시 지역 영화인과 시민을 연결하는 문화의 장으로 자라고 있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도 영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시장은 “영상문화는 시민과 소통하고 도시의 창의성을 키우는 중요한 힘”이라며 화성영화제가 지역 영상 창작 생태계의 든든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했다.

 

이계철 화성특례시의회 의장 역시 영화가 가진 연결의 힘에 주목했다. 그는 “영화는 세대와 지역,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예술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스크린에서 무대로…영화와 음악이 만나다

1부에서는 입선작과 본선 진출작 상영이 이어졌다.

 

스크린에는 서로 다른 장르와 색깔의 작품들이 차례로 펼쳐졌다.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며 웃고, 때로는 잠시 말을 잃은 채 화면을 바라봤다.

 

감독과 배우 등 창작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직접 선보이는 시간이었다.

2부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다시 한번 바뀌었다.

 

색소폰과 관현악 연주가 무대를 채웠다. 천진태 단장이 이끄는 필하모니 앙상블을 비롯해 수원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관현악 연주단이 무대에 올랐다.

 

익숙한 영화음악이 들려오자 객석의 표정도 한층 편안해졌다.

 

특히 영화 ‘라라랜드’의 OST ‘City of Stars’ 등이 연주되면서 영화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수원대학교 학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관현악 연주단과 시니어 봉사단의 공연은 세대가 함께 무대를 만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영화제가 단순히 영화를 보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문화축제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 21개 작품에 박수…대상은 ‘나성에 가면’

이날 가장 긴장감이 감돈 순간은 시상식이었다.

 

제3회 화성영화제는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 연기상, 인증서 등 모두 21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최고상인 시장상 대상은 ‘나성에 가면’에 돌아갔다. 우수상인 의장상에는 ‘행복주택’과 ‘시나브로’가 선정됐다.

 

장려상에는 ‘리틀스튜어디스’, ‘애관극장’, ‘블레세이렌’, ‘어깨 위 타투’, ‘브로콜리(PD) 참석’ 등이 이름을 올렸다.

 

‘리틀스튜어디스’는 여자 연기상까지 함께 받으며 작품과 배우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남자 연기상은 ‘고고우바리’가 차지했다.

 

인증서 부문에서는 ‘아이’, ‘사각지대’, ‘계·셋거리’, ‘맨얼굴의 사랑’, ‘돗자리’, ‘부력’ 등이 선정됐다.

 

새로운 영상 창작 방식도 눈에 띄었다. 지역영화인협회 AI 섹션에서는 ‘고양이 심바는 무슨 짓을 했나’, ‘당근이네’, ‘불굴의 세자빈 강빈’ 등이 이름을 올렸고, AI 부문에서는 ‘갑옷 물고기’와 ‘묵영’이 선정됐다.

 

올드보이 섹션에서는 ‘오지랖 여사 김태은’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AI 영화까지 시상 영역에 포함하면서 변화하는 영상 제작 환경과 새로운 창작 방식에 대한 영화제의 관심도 엿볼 수 있었다.

 

대상 수상작에는 트로피와 함께 100만 원의 상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 ‘누구나 인생배우’…영화관 밖에서도 이어지는 이야기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누구나 인생배우’였다.

 

배우만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의미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이 있고, 그 삶에는 수많은 장면과 이야기가 있다. 영화는 바로 그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 영화제에서는 시민과 영화인의 경계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스크린 앞에서는 모두가 관객이었고, 무대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주인공이었다.

영화가 특정한 사람들만의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꿈을 꾸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라는 메시지가 영화제 곳곳에 녹아 있었다.

 

◇ 작은 씨앗에서 화성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화성영화제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영화인협회 경기도화성지부는 창립 이후 단체 △영화 제작을 비롯해 △폰운영아카데미 △청소년폰영화제 △화성영화제 △화성동서남북문화기행 등 다양한 영상문화 활동을 이어왔다.

 

지역 영화인들의 창작 역량을 키우고 시민들이 영화와 영상문화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온 것이다.

 

제3회 화성영화제 역시 그 과정 위에 놓여 있다. 221편의 출품작은 화성영화제가 더 이상 지역 영화인들만의 작은 행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더 많은 시민이 영화제를 찾고, 더 다양한 창작자가 참여하며,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분명했다. 화성에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영화를 함께 봐주는 시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영화제가 있었다.

 

◇ “시민과 영화인이 함께 만드는 영화제로”

영화제 관계자는 “221편이라는 많은 작품이 출품된 것은 화성영화제에 대한 영화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영화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기간이지만 회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으로 화성영화제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며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과 영화인들이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제의 마지막 순서가 가까워지자 객석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스크린의 불이 꺼진다고 영화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 편의 영화에는 누군가의 꿈과 도전, 그리고 삶이 담긴다. 관객이 그 이야기를 함께 바라보는 순간 영화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언어가 된다.

 

 

◇ ‘내 꿈을 찾아 지구촌 화성에서 별나라 화성까지.’

제3회 화성영화제가 내건 슬로건처럼 화성에서 시작된 영화인들의 꿈은 이제 더 넓은 세상을 향하고 있다.

 

221편의 작품과 창작자들의 뜨거운 도전으로 세 번째 막을 내린 화성영화제. 이제 무대는 제4회를 향한다.

 

작은 씨앗으로 시작한 영화제가 시민과 영화인의 꿈을 잇는 든든한 뿌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누구나 인생배우. 그리고 화성에서 시작된 영화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편 사)한국영화인협회 경기도화성지부는 시상식을 마친 뒤 영화인 교류와 세미나를 마련해 창작 현장의 목소리를 나누고 영화제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영화인 간 교류와 협력의 의미를 되새기며, 제4회 화성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자리는 제3회 화성영화제를 성찰하고 그 성과를 다음 영화제로 이어가기 위한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화성영화제가 지역 영화인들의 창작을 응원하고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영화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경기신문 = 김삼철 기자 ]

김삼철 news1003@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