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대] 인천시까지 털린 개인정보…해킹이 일상화된 사회

2026.09.14 06:00:00 15면

 

불과 며칠 전 인천시 공무원 1000여 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보관하고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업체가 해킹을 당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인천시는 이 같은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국정원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조하고 싶은 건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이런 해킹에 대해 전혀 위험을 체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보안이 취약한 작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까지 해킹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개인의 모든 정보가 낱낱이 밝혀진 ‘투명인간’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3년간 사례만 봐도 이런 모습은 설득력을 얻는다. 2023년에는 LG유플러스에서 약 3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골프존에서도 약 221만 건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다. 2024년에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약 135만 건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되는 등 공공·민간기관 등에서 유출 신고 307건, 유출 규모는 약 1,377만 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5년에도 인크루트와 블랙야크, SK텔레콤, 예스24, SGI서울보증, KT, 롯데카드 등에서 잇따라 해킹이 발생했고, 뒤이어 쿠팡에서는 내부 직원에 의해 정확한 집계가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해킹이 너무 자주 있다 보니 시민들의 반응도 언제부턴가 ‘뜨뜻미지근’하다. 과거만 해도 해킹으로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비밀번호를 바꾸고 금융계좌를 확인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은 해킹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책임론을 두고 쿠팡 측의 미온적인 대응에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쿠팡을 떠나는 ‘탈쿠팡’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수그러들었다. 바로 ‘당일배송’의 편리함과 맞물려 이미 유출될 대로 유출된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 쿠팡 측에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해킹에 대한 대응은 분명 필요하다. 해킹에 노출된 기업 등의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 해킹은 단순히 이름이나 전화번호 몇 개가 노출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흩어진 개인정보가 누군가를 통해 결합하게 된다면 결국 개인의 생활 자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정보가 된다.

 

해킹을 완전히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격 수법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아무리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도 새로운 취약점은 늘 생겨나기 마련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고, 얼마나 신속하게 피해를 차단하느냐다.

 

앞서 인천시는 협력업체가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유출된 정황도 국정원을 통해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사실상 정보보안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기업과 공공기관 등은 개인정보를 ‘관리해야 할 데이터’가 아닌 사람의 삶과 안전이 걸린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허투루 관리한 개인정보에 대한 피해는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그 피해는 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서버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시민의 삶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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