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요동치는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평소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은 오는 25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을 찾으면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물놀이의 명인 최종실이 이끄는 중앙타악연희단과 한뫼과천국악예술단(단장 오은명)이 ‘두드려라! 천지를!’ 공연이 그 주인공이다.
‘가족과 함께 열어가는 타악의 장’이란 부제가 붙은 이 공연은 지금까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독창적인 음색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가나 등의 외국 타악기와 한국 타악기가 함께 어우러져 내는 소리는 감히 타 타악 연주와의 비교를 거부한다.
여기에 더해 한뫼와 연희단이 협연하는 현란한 춤사위는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꽁꽁 묶어놓는다.
공연 테이프 커팅은 스틸드럼이다.
서인도제도에 있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섬 원주민들이 빈 드럼통을 이용해 만든 선율 타악기인 스틸드럼은 빠른 템포와 격렬한 칼립소 리듬이 우리가 사는 물질문명에선 좀체 들을 수 없는 강한 음악을 연출한다.
북을 메고 쌍채북가락을 들고 추는 설북은 장구춤과는 또 다른 맛을 안겨주며 손발의 움직임은 가히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예술적이다.
그 뒤는 가나아프리카 타악인 AZA가 잇는다.
가나 부족들이 모여 국가적인 행사나 마을 축제 때 연주되는 디본, 판롱고, 보보보, 궁둠, 쁠라는 흑인 특유의 경쾌한 리듬이 일품이고 음악에 맞춰 신나게 흔들어대는 무용수들의 춤에 자신도 모르게 무대에 올라가 같이 한판 놀아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대북, 중북, 소북, 모듬북 등으로 가죽악기 소리만으로 구성된 북의 합주는 우렁찬 화음이 변화무쌍한 리듬으로 혹은 역동적이고 흥겨운 가락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온다. 언제나 봐도 신나는 소고춤은 현란한 손놀림과 그에 맞춰 추는 춤이 압권이다.
대미는 천지울림이 장식한다.
한국을 포함, 5대양 6대주의 특색 있는 타악기를 다 모여 소리를 내는 천지울림은 하늘과 땅을 울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타악합주곡이 끝나면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기립박수를 치게 만든다.
공연에 앞서 대극장 로비에선 관람객을 대상으로 타악체험을 하는 장도 마련돼 있고 공연수입은 관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