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생태수자원센터는 말이야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하수종말처리장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꼭 필요한 시설이다. 그렇지만 우리 동네에 설치한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 혐오시설을 건설하는 이유가 새로 건설하는 신도시 때문이라면 더욱 더 불쾌하고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 서호생태수자원센터는 광교와 호매실 택지개발지구가 건설되면 병점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1일처리용량 38만톤)의 처리용량이 부족할 것을 대비한 처리시설인데도 수원 전체 시민을 위한 시설이라며 건설을 강행했다. 반대하는 화서동민들을 NIMBY(not in my backyard)족이라며 이기적인 사람들로 돌려 세워놓고, 총 공사비가 1천300억(국·도비 685억) 투입키로 하고, 2005년부터 250억 정도 받아 설계비 및 보상비에 사용해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3월 감사원 감사로 거짓말로 판명이 됐다. 감사원은 이 시설이 광교와 호매실 택지 개발로 인해 필요한 시설임으로 국·도비를 지원할 수 없으며, 이미 지원된 250억을 반납하고, 건설비는 광교와 호매실택지 개발자인 경기도도시공사와 LH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판명했다.
같은 시기 지역주민들은 희생정신을 발휘해 공사를 취소하라는 요구는 포기하고, 이러한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대신 주민들의 복지관, 도서관을 큰 규모로 지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수원시는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을 건설하겠다고 주민들의 당연한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필자도 그 당시 수원시의회 의원으로서, 또 지역구의원으로서 주민의 이러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만 골프연습장을 축소하고, 관리동을 3층 이상으로 증설해 주민의 복지센터를 키우고, 조례를 제정해 시설의 투명한 관리와 감시를 위해 인근 500m 이내 주민들로 감시위원회를 구성해 지원할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수원시를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제 수원시장이 바뀌고 새로운 염태영 시장이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을 취소하고, 주민이 원하는 복지시설을 짓기 위해 주민공청회를 열었다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공청회를 통한 주민 요구와 수원시의 추진하려는 예정 계획을 보면 관리동은 2층으로 해 일반도서관으로 사용하고, 골프연습장 대신 체육동을 3층 규모로 건축해 탁구장, 다목적강당, 에어로빅, 헬스장 등으로 이용하고, 골프장 대신 족구장, 배드민턴장 등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판에 박힌 시설보다 무엇인가 뜻이 있는 시설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달 29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65세 이상 독거노인가구수가 전체가구수의 6%를 차지하고 65세 이상 노인수가 전체인구수의 11%인 535만7천000명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2018년이면 14%로 고령사회로 접어든다고 한다.
또한 경기도의 65세 이상 노인은 100만446명(경기도 인구의 8.6%)이고, 경기도내 노인 절대 빈곤률은 2003년 39.24%, 2005년 46.13%, 2007년 54.7%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문제 등 노인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때에 서호생태수자원센터를 가족 간의 정을 되살리고, 노인과 어린이들이 같이 호흡하고, 활동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지정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똑같은 복지시설 내 탁구장이지만 15세 미만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노인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즉 15세 미만 어린이와 65(60)세 이상 노인이 같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시설(종목)들로 채워진 복지회관으로 만들어진다면, 굳이 전통적인 효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핵가족화에서 점점 1인 가족화로 바뀌는 이때에 전통적인 가족 간의 정과 가족공동체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뜻 깊은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제14회 노인의 날을 맞아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