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드라마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로 여심을 흔든 여진구(16)가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로 스크린에 섰다. 이번엔 성인 배우의 아역이 아니라 영화의 당당한 주연 배우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괴물을 삼킨 소년 ‘화이’의 이야기다. 만 열여섯 살 소년이 연기하기에는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언론 시사회 이후 여진구의 연기에 상찬이 쏟아지고 있다. ‘괴물 같은 연기’라는 평까지 나온다.
하지만,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난 8일 삼청동에서 만난 여진구는 “아직 부끄럽다”고 했다.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어서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큰 스크린으로 봤으면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을 텐데, 차라리 다행스럽다”며 수줍게 웃었다.
“사실 영화를 아직 못 봐서 제 연기가 어떻게 보일지 잘 모르겠어요. 호평을 해주시는 건 우선 정말 감사해요. 많이 불안한 상태인데, 좋은 평들을 해주셔서 조금 마음이 놓였죠. 그렇지만, 부모님이나 매니저 같은 분들은 ‘20% 아쉽다’는 지적을 하시고 저도 인정합니다. 후반 녹음 작업할 때 보니 몇 군데 눈에 띄게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뒤 자신을 키운 아버지들에게 복수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어둡고 잔인한 부분이 적지 않다. 어린 나이에 이해하기에는 복잡하고 철학적인 주제도 녹아 있다.
‘화이’란 인물은 촬영을 다 끝낸 지금도 어렵게만 느껴진다고 했다.
“처음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뒤의 복수심으로만 생각했는데, 두 번째 읽었을 땐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뭔가 얽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게 잘 모르겠는 거예요. 현장에서도 감정이 시도 때도 없이 바뀌어서 이번엔 약간 슬픔을 더할까, 이번엔 복수심을 더할까 헷갈렸고 같은 장면을 다양한 감정으로 여러 번 찍기도 했어요. 마지막 즈음에 가서야 화이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 함께한 장준환 감독을 비롯해 김윤석, 조진웅 등 선배 배우들은 그에게 큰 자극을 줬다고 했다.
“감독님은 정말 놀라운 분이셨어요. 특히 괴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많이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표현력이 엄청난 분이셔서 하나씩 얘기를 꺼낼 때마다 과연 또 어떤 얘기가 나올까 기대감이 들었어요.”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성장하는 과도기에 있는 지금,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뭘까.
“‘화이’에서 부족했던 20%를 앞으로 많이 채워나가고 싶어요. 큰 욕심일 수도 있는데, 관객에게 이 작품만큼은 추천해 드릴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내 모든 걸 넣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게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경험을 많이 쌓아야 되겠죠.”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난 뒤 바로 시작한 tvN 시트콤 ‘감자별2013QR3’ 촬영으로 올해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은 학생인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저는 그냥 평범한 열일곱 살인 것 같아요. 성격도 밝은 편이고 장난도 되게 좋아하고 친구들 괴롭히는 것도 좋아하고요. 이제 십대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십대에서만 쌓을 수 있는 추억을 많이 쌓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