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듀엣 그룹 ‘둘 다섯’의 이철식 농수산TV 대표는 용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10여 년 전 용인에 정착한 그는 지금도 용인 곳곳을 걸으며 음악과 삶, 그리고 지나온 세월을 떠올린다.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흥얼거렸을 ‘긴머리 소녀’, ‘밤배’, ‘일기’ 등을 만든 그는 이제 용인을 대표하는 문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 6일 이철식 대표는 가수 하남석, 전영록 등과 함께 용인특례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용인을 향한 오랜 애정과 대중문화계에서의 상징성이 홍보대사 위촉 배경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용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 년 전이다. 처음에는 김대건 신부와 깊은 관련이 있는 처인구 은이성지 인근에 머물렀고, 현재는 용인경전철 지석역 부근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용인에 머무는 이유는 단 하나, ‘용인이 좋아서’다.
그의 이름 앞에는 여전히 ‘전설적인 포크 듀엣 둘 다섯의 멤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팀 이름은 젊은 세대에게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긴머리 소녀’, ‘밤배’, ‘일기’ 등의 노래를 모르는 중·장년층은 드물다. 특히 ‘긴머리 소녀’는 1970~1980년대를 지나온 세대의 감성을 대표하는 곡으로 지금도 꾸준히 회자된다.
이 대표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당대 대중음악계를 이끈 작곡가이자 작사가이기도 하다. 1980년대부터 100곡이 넘는 노래를 만들었고, 브라질 등 해외 무대에서도 활동하며 한국 가요를 알렸다. 또 김연숙의 ‘그날’, 채은옥의 ‘빗물’ 등 중장년층의 감성을 울린 수많은 곡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화려한 음악 인생 뒤에는 긴 상처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김민기, 한대수, 양병집 등 이른바 저항 음악인들과 교류했다는 이유로 전두환 신군부 시절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다고 알려져 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상처와 기억은 그의 삶 한편에 깊게 남아 있다.
격랑의 시대였던 1980년대를 지나며 그가 잃어버린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정신적·물질적 피해 역시 쉽게 환산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상처와 절망, 그리고 고통은 시간이 흐른다고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역사의 시간은 흘렀지만, 개인의 상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그에게 용인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삶을 이어가게 한 공간이기도 하다. 조용한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 속에서 그는 음악 작업을 이어가며 조금씩 자신의 시간을 회복해가고 있다.
최근에도 그는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한 무대보다 일상 속 감정과 기억들을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의 음악은 여전히 누군가의 청춘과 추억을 불러내는 힘을 갖고 있다.
용인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앞으로도 음악과 문화 콘텐츠를 통해 용인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음악인이 용인에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도시의 문화적 자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철식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여전히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한 편의 서정시 같은 노랫말이 따라온다. 특히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연상케 하는 ‘긴머리 소녀’의 가사는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감성을 품고 있다.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달처럼 탐스런 하이얀 얼굴/우연히 만났다 말 없이 가버린/긴머리 소녀야//눈 먼 아이처럼 귀 먼 아이처럼/조심 조심 징검다리 건너던/개울 건너 작은 집에 긴머리 소녀야/눈 감고 두손 모아 널 위해 기도하리라.’
5월의 어느 날, 지금의 중·장년층은 그의 노래를 통해 다시 한 번 가장 찬란했던 시절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불후의 음악가 이철식이 용인에 살며 용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용인 시민들에게는 오래된 명곡 같은 특별한 축복인지도 모른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