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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초여름 품은 남한산성…성곽 따라 걷는 ‘시간 여행’

수어장대·성곽길·한옥골목까지…역사와 자연 공존한 광주의 명소

 

 

천혜의 요새로 지어진 남한산성은 경기 광주 청량산에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수도권 전철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은 유적지다.

 

특히 광주 뿐 아니라 성남과 하남에서도 남한산성으로 오갈 수 있어 등산객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남한산성 길은 위례 둘레길과도 이어져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좋은 트레킹 코스다. 5개 코스로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3시간 정도 탐방을 할 수 있다.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7세기~19세기 동아시아 축성 기술과 무기 발달사가 집약된 요새 도시임을 인정받았다.

 

통일신라 때 쌓은 주장성 터에 17세기 조선 인조가 대대적으로 증축해 현재와 같은 산성이 만들어졌다.  

 

초여름 햇살이 성곽 위로 내려앉은 12일 오전, 남한산성은 도심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성벽 아래로는 연둣빛 숲이 물결처럼 출렁였고, 산길을 따라 걷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한결 느긋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 떨어진 거리지만,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마치 조선시대 한 장면 속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남한산성 북문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배낭을 멘 등산객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뒤섞여 있었다.

 

입장객들은 성곽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을 하고 또 다른 방문객은 천천히 성벽을 따라 걸으며 초여름 바람을 즐겼다.

 

성벽 위에 오르자 광주 도심은 물론 멀리 서울 잠실 일대까지 한눈에 펼쳐졌다.

 

성곽을 따라 흐르는 바람은 생각보다 서늘했다. 곳곳에서는 “이 맛에 남한산성 오는 거지”라는 감탄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남한산성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나라에 맞서 항전했던 역사 현장이자 조선의 군사·행정 체계를 보여주는 대표 문화유산이다.

 

 

 

약 12㎞에 달하는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행궁과 암문, 포루 등 다양한 역사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수어장대는 남한산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어장대에 오르면 남한산성의 진가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무망루’라는 현판 아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품어 방문객들의 끌어들인다. 

 

시민들은 장대 아래 벤치에 앉아 물병을 꺼내 마시거나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린아이 손을 잡고 산책에 나선 가족부터 친구들과 삼삼오오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중년 등 방문객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산성 안 골목은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세계문화유산 속에 주민이 어우러져 산다는 점에서 이곳은 '살아 숨쉬는 문화유산'이라고 할 만 하다.

 

골목을 따라 이어진 백숙집과 두부전골 식당, 전통 찻집들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래된 한옥 처마 밑으로 풍겨오는 음식 냄새와 막걸리잔 부딪히는 소리는 남한산성만의 정취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

 

남한산성 길을 따라 걷던 선조들의 삶의 흔적이 녹아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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