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서른 해를 훌쩍 넘겼지만, 오늘날 용인특례시의회가 보여주는 행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의심케 한다. 임기 말에 접어든 민선 9기 용인특례시의회(전반기 의장 윤원균, 후반기 의장 유진선)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참담하다. 해외 주류 반입 사건부터 성추문, 금품 로비 의혹, 그리고 의장의 징계에 이르기까지, 이번 의회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오명으로 점철되며 ‘용인시의회 역사상 최악’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도덕적 일탈을 넘어, 그들이 보여준 반(反)인권적이고 정략적인 행태다. 민선 9기 의회는 임기 막바지에 우리 사회 최약자인 3만 7000여 명의 용인시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이 수년간 학수고대해 온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안을 정치적 논리로 부결시켰다. '장애 감수성'이라고는 일도 찾아볼 수 없는 의원들이 오직 표 계산과 상대 정파에 대한 견제라는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앞세워 장애인들의 오랜 염원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반다비 체육센터는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니다. 인구 110만 특례시라는 화려한 외형 뒤에 숨겨진 참담한 장애인 복지 인프라를 개선할 유일한 탈출구이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어우러지는 상생의 공간이다. 그동안 전용 수영장과 체육관이 없어 타 지자체 시설을 전전하며 눈치를 보아야 했던 장애인들에게는 삶의 질을 바꿀 생존권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미 국비 40억 원을 확보하고 행정안전부 중앙지방재정투자심사까지 통과한 필수 공익 사업을 시의회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가로막았다. 시의회 청사를 증축하는 데는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아낌없이 쓰면서, 사회적 약자의 건강권이 걸린 사업은 이해할 수 없는 핑계로 막아서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국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3만 7000여 명의 장애인과 가족들의 건강한 삶을 앗아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시정을 감시하라고 준 권력을 약자를 핍박하고 시장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정쟁의 도구로 삼은 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민선 9기 의회의 임기는 고작 1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 오는 22일, 이 오명을 씻을 마지막 기회인 마지막 의회가 열린다고 한다. 용인지역 장애인 단체와 시민들은 한 가닥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의회의 각성과 반다비체육관 건립 예산을 승인해 줄 것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민선 9기 용인특례시의회에 엄중히 경고한다. 이번 마지막 기회마저 정쟁의 늪 속에서 외면한다면, 당신들은 110만 용인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며, '약자를 외면한 최악의 의회'라는 부끄러운 이정표를 남긴 채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의회는 즉각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안을 통과시키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시민 앞에 속죄하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직전,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과 의원으로서의 책무를 증명할 시간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