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계양구가 지난해 제정한 현수막 재활용 활성화 조례안이 현실성이 떨어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관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코팅제 도포가 필수지만 친환경 코팅제는 가격이 비싸 현장 적용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계양구와 계양구의회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12월 현수막의 친환경 소재 사용 의무화와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신지수 의원(비례)이 발의한 조례를 의결했다.
이 조례는 친환경 소재 현수막 사용을 장려하고 폐현수막의 재활용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수막 제작과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여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사실상 현수막의 친환경 소재 사용과 재활용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업계에 권고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 조례의 핵심이다.
그러나 업계는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코팅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구가 지향하는 친환경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현수막은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 원단에 유성 인쇄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플라스틱 성분이나 유해물질이 가루 형태로 떨어져 공기 중에 날리거나 피부에 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폐현수막을 가방이나 앞치마 등으로 재활용하려면 피부 유해성을 막기 위한 코팅제 도포가 사실상 필수다. 방수·방유 기능과 원단 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완성된 제품들이 이후 소각되거나 매립될 경우 오히려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코팅제는 비교적 단가가 낮은 아크릴 및 폴리우레탄(PU) 바인더 계열이다.
수성 아크릴 에멀션과 폴리우레탄 수지 등을 주요 성분으로 한 이 코팅제는 섬유 표면에 투명하고 유연한 막을 형성해 현수막에서 떨어지는 유성 잉크 입자를 막고 원단의 내구성을 높여준다.
다만 소각 과정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미세플라스틱 등을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수와 오염 방지를 위해 사용되는 불소화합물 및 실리콘 계열 코팅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불소계 폴리머와 실리콘 수지를 주요 성분으로 하는 이 코팅제는 비교적 가격이 높지만 현수막 특유의 플라스틱 냄새나 유해물질이 외부로 묻어나오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환경적 관점에서는 장기적인 오염을 유발하는 물질로 분류된다.
수백~수천 년 동안 토양 등에 잔류할 수 있고 인체의 혈액과 장기 등에 쉽게 축적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소각 시에는 불화수소가 발생해 대기를 오염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폐현수막 제품이 판매되려면 단가를 낮춰야 해 친환경 코팅제를 사용할 수 없다”며 “제작 업체와 원단 종류 등에 따라 가격이 20%에서 많게는 3배 이상 차이가 나 대부분의 업체가 사용을 꺼린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폐현수막 재활용 활성화 사업이 완전히 친환경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친환경 현수막 사용을 확대해 재활용 과정도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기 게시대에 친환경 현수막을 우선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친환경 현수막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 사용 의무화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