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과 주차 차량으로 막혀 통행이 어려운 이면도로를 차도로 인정해 신호등을 설치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17일 오전 8시 2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청사 민원동 옆 이면도로에 설치한 횡단보도. 청사 인근 버스 정류소로 향하는 시민들이 연신 손목시계를 보며 동시 보행신호가 켜질 때까지 발을 동동 구른다.
이곳은 도로 끝이 건물에 막혀있는데다 좌회전을 하려해도 주차된 차량에 진입이 어려운 이면도로로 최근까지 횡단보도가 없던 곳이었다. 지난해 청사 옆으로 신축 아파트가 준공되고 이면도로와 맞물려 아파트 주차장 출입로가 설치되면서 동시 보행신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이면도로를 차도로 적용한 것이다.
도로에 그려진 노면 표시도 문제다. 용현시장 방면 편도 2차선 중 1개 차선을 아파트 진입만 가능하도록 지정하고 해당 구역을 지나면 곧바로 1차선을 직진차선으로, 2차선을 우회전만 가능한 차선으로 적용하면서 200m 앞 장천사거리는 노면 표시를 읽지 못한 차량들이 얽히면서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장주영(32·여·남동구 거주)씨는 “차량이 많이 다니지도 않는 도로인데다 이면도로에 신호등을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누가 봐도 아파트 주민들 편의만 생각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미영(48·여·연수구 거주)씨도 “이런 노면 표시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아파트를 지나면 차선을 바꿔 직진을 해야 하는데 아파트에서 나오는 차량들로 차선 변경이 쉽겠냐”며 “아파트 단지 대부분은 주차장 출입로를 점멸신호로 하는데 여긴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신축 아파트 주차장 출입로 인근이 신호등 설치 기준을 충족하지 않고도 동시 보행신호가 설치돼 주민들 불만이 늘고 있다. 특히 노면 표시도 1개 차선을 아파트 진입로로 지정해 운전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17일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추홀구와 해당 아파트 시공사 등은 교통영향평가를 추진한 뒤 동시 보행신호를 설치해 달라며 자료를 제출했다.
앞서 미추홀구는 주차장 출구에서 좌회전을 통해 제물포역 등으로 통하는 도로 진입이 어렵고, 시공사 등은 좌회전을 통해 용현시장 등으로 향할 수 있는 도로 진입이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신호등 설치를 계획했다.
미추홀경찰서는 미추홀구와 시공사 등이 제시한 자료를 취합해 같은 해 인천경찰청에 안건을 올렸고, 인천경찰청 교통안전심의위원회는 자료를 검토 후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차량 진입이 어려운 구청 민원동 앞 이면도로를 포함한 아파트 주차장 출입로 인근 사거리에 동시 보행신호가 설치됐다. 용현시장으로 통하는 편도 2차선도 1개 차선은 아예 아파트 진입만 가능하도록 지정해 주민들의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등에 따르면 동시 보행신호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교차로 도로에서만 설치가 가능하며, 보행자 통행량도 시간당 500명 이상이어야 한다. 사실상 해당 아파트 주차장 출입로는 설치 조건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미추홀경찰서 관계자는 “아파트가 생기면 입주민들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심의 등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순찰 등으로)인근을 자주 다니는데 솔직히 불편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찾아와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인들은 있지만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올라온 민원은 아직 없다”면서도 “공무원들과 민원인 상당수가 불편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고 해명했다.
또다른 구 관계자도 “(구두)민원이 상당히 많고 저희도 불편하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 시공사 등에 교통시설 보수 공사를 빨리 마무리해달라고 요청 중”이라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심도 있는 재검토를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