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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시] 꽃향기 따라 머무는 선조들의 정원, 국립농업박물관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

10월 5일까지 기획전시실서 소장품전 개최
115점 유물 통한 자연의 꽃 스며든 과정 조명
선조들이 바랐던 이상과 소망, 염원 등 살펴봐

 

어느새 우리의 일상은 꽃과 식물로 물들었다. 거실 한편을 채운 초록 화분부터 식탁 위 계절 꽃 한 송이까지, 자연은 인테리어를 넘어 삶을 가꾸는 풍경이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립농업박물관이 소장품전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을 열고, 꽃내음 가득한 정원 속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수집·보존해 온 소장유물로 선보이는 첫 기획 전시로, 자연의 꽃이 우리 삶 속에 스며들며 농업과 문화, 산업으로 확장된 과정을 115점의 유물을 통해 직관적으로 담아낸다.

 

박물관에 도착하면 거대한 ‘작약꽃’이 전시를 안내해준다.

 

작약 향을 따라가자, 입구 옆 벽면에 쓰인 ‘매주 달라지는 꽃과 향기를 느껴보세요’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는 생화를 전시한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업박물관,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가 함께 매주 다른 꽃향기를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이날은 개화 시즌을 맞은 작약과 백합 등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었다.

 

생화 향을 머금고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면 미디어 아트로 구성된 연못 위 정원이 맞이한다.

 

물소리와 떠다니는 꽃잎을 걸으며 시작되는 제1부 ‘가까이 머물다’에서는 조선시대 궁궐의 화훼 관리 관청인 ‘장원서(掌苑署)’의 기록과 함께 선조들의 정원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법과 제도를 집대성한 법전 ‘경국대전’에서도 화훼의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전시장 한 켠에 배치된 ‘경국대전’ 속에는 궁궐의 정원과 화초, 과실을 전담하며 관리하던 관청인 ‘장원서’에 대한 내용이 수록돼 있다.

 

또 일상 속에서도 꽃을 가꾸며 자연과 교감했던 선조들의 흔적도 발견했다.

 

 

‘괴석과 꽃·새문양 항아리’는 푸른빛의 연료로 괴석, 꽃과 새를 조화롭게 그려 넣은 백자 도자기로, 괴석은 작은 산과 자연의 기운들을 의미한다.

 

매화는 주위를 견디는 굳은 절개를, 나무와 천도복숭아는 장수를 상징한다.

 

이를 통해 당시 선조들이 바랐던 이상적인 자연과 언제나 자연을 곁에 두고자 했던 소망과 염원을 확인할 수 있다.

 

선비들이 사랑했던 매화, 국화, 연꽃, 대나무, 소나무 등도 유물 속에 살아 숨 쉬었다.

 

지조와 절개, 군자의 덕목을 기르고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자 했던 선비들은 꽃을 가꾸는 일이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과 삶을 다스리는 과정으로 삼았다.

 

제2부 ‘울타리 안에서 피우다’로 넘어가면 집 안 속 화훼의 상징성과 활용을 엿볼 수 있다.

 

유독 병풍 작품이 많은 이번 전시에서는 병풍과 생활 유물들을 적절히 배치해 집 안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특히 섹션별로 전통 창호지 뒤 각양각색의 꽃 그림자가 비치는 창문 미디어 아트를 함께 배치해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중간중간 보이는 한지 질감의 조형물들은 마치 조선시대 안방으로 놀러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많은 병풍 작품 중에서도 책갑과 서책을 중심으로 구현된 ‘책거리 병풍’이 눈에 띄었다.

 

이는 문방구, 시계를 조화롭게 표현한 병풍으로, 학문적 성취를 향한 선비의 맑은 정신을 뜻하는 연꽃, 고난을 이겨내는 굳건한 절개를 의미하는 매화 등 다양한 꽃이 화병에 꽂혀있다.

 

그릇에는 어버이를 위해 쌀을 구해 온 효자의 이야기 ‘중유위친부미’도 적혀 있어 당시 효의 덕목을 중요시했던 시대상을 알 수 있다.

 

세부 섹션으로 나뉜 이번 전시에서는 여성들이 거처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가던 안채도 따뜻한 분위기와 색감으로 구현했다.

 

앞선 섹션보다 붉은 색감과 꽃과 나비, 새 등이 병풍에 자주 등장했으며 보자기나 천으로 제작된 유물들도 있었다.

 

특히 산뜻한 색감이 돋보이는 ‘인두화조도10폭병풍’은 민가로 널리 퍼진 꽃 향유 문화를 보여준다.

 

 

꽃은 열매를 맺어 먹거리를 내어줄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재료로도 사용돼 왔다.

 

터치스크린이 마련된 공간에서는 약재 서랍 형태로 구현된 화면을 클릭하면 어떤 꽃이 어디에 도움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지막 제3부 ‘손끝에서 피우다’에서는 화훼 문화의 대중화와 생활문화 산업을 담았다.

 

화훼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담은 책과 그림들은 오늘날의 홈 가드닝, 플렌테리어 등 새로운 문화를 조명한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손끝으로 그리는 나만의 병풍’ 체험존이 펼쳐진다.

 

원하는 그림을 골라 채색을 마치면 옆에 구비된 스크린에 나의 병풍이 전시된다.

 

우리 화훼 농업의 문화적 가치를 즐겁게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5일까지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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