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를 알면서도 창조를 멈추지 않는 것. 이는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아름다운 모순이 아닐까.
알베르 카뮈가 “우리는 시지프를 행복한 인간으로 상상해야 한다”고 말했듯, 인간은 결국 또다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존재다.
의미가 남지 않더라도, 결과가 보장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얻는다.
헤드비갤러리가 김성엽 개인전 ‘Sand Garden’을 통해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다시 쌓아 올리는 ‘모래성’의 가치를 조명하고, 우리의 삶과 닮은 작은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김성엽은 반복되는 창조의 의지를 모래성이라는 이미지로 시각화한다.
무너질 모래성을 세우고, 길을 내고, 불러들이는 이야기는 오래 남는 결과가 아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김성엽은 수많은 점을 찍어 화면 위 모래를 쌓아 올려 어린 시절 놀이의 기억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본능을 바라본다.
수행과도 같은 행위는 이러한 시간 속에 성이 되고, 풍경이 되며, 세계가 된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던 놀이의 기억을 우리의 앞으로 불러냄과 동시에 삶의 은유로 확장되는 김성엽의 예술 세계는 무너질 운명은 쌓는 행위의 가치를 지우지 못함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 속 레고 인형과 거북이들은 모험을 떠나고, 잊힌 순수한 꿈과 가능성의 감각을 다시 일깨운다.
전시 제목인 ‘Sand Garden’은 서로 다른 두 개념의 결합을 의미한다.
모래는 가장 십게 흩어지는 물질이며, 정원은 끊임없는 돌봄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이 둘은 결국 같은 방향으로 수렴한다. 이 같은 작품 속 김성엽은 우리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만들고, 가꾸고 꿈꾸는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한 점 한 점 쌓인 모래의 시간을 통해 대답한다.
비록 형태는 사라질지라도,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들인 시간과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계를 향한 밑거름이 됨을 시사하며 우리에게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옛 향수 속 쌓여 있는 수행의 시간은 다음 달 6일까지 헤드비갤러리에서 계속 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