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수술 전 촬영한 심전도 한 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수술 후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가려내고, 정밀 심장검사가 불필요한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홍미 교수·김예린 전공의·조영진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된 비심장 수술 4만6천 건을 분석해 AI 기반 심전도의 위험 예측력과 정밀검사 선별 능력을 평가했다.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 신호를 파형으로 기록하는 검사지만, 미세한 차이와 복합적인 패턴을 사람이 완전히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판독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를 수치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와 순환기내과 조영진 교수는 전국 응급실에서 활용 중인 AI 심전도 분석 솔루션 ‘ECG Buddy’를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해당 솔루션이 제공하는 다양한 심장질환 관련 지표를 수술 전 환자 평가에 적용했다. 수술 과정은 마취와 함께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사전 위험 평가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AI 심전도를 기반으로 중증 질환 발생 위험을 나타내는 ‘AI 중증도 점수(QCG-Critical score)’를 활용해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위험 점수가 10점 미만인 환자군의 사망률은 0.1%에 그친 반면, 40점 이상 환자군에서는 11.7%로 나타나 AI 예측과 실제 사망률 간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AUROC 값은 0.909로, 유럽심장학회 평가법(0.728)과 심장위험지수 RCRI(0.725) 등 기존 국제 표준 지표보다 높았으며, 환자의 전신 상태를 평가하는 ASA 분류(0.886)보다도 우수한 수준을 기록했다.
또 연구팀은 AI 심전도를 활용해 수술 전 정밀 심장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지도 분석했다. 심장 기능 및 질환과 관련된 8가지 AI 바이오마커를 종합해 모두 정상인 경우 ‘저위험군’, 하나라도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수술 환자의 92.3%가 저위험군에 해당했으며, 이들 중 수술 후 30일 내 사망하거나 응급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이들의 수술 전 정밀검사 결과는 91%가 정상으로 확인됐고, 해당 검사에 소요된 비용은 전체 심혈관 정밀검사의 62.8%를 차지해 불필요한 검사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는 복잡한 임상 데이터 입력 없이 수술 전 촬영한 심전도 한 장만으로 이러한 분석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심전도 검사는 비용이 낮고 간편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AI 심전도가 기존 정밀검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보조적 도구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영진 교수는 “AI 기반 심전도 분석은 이미 응급 현장에서 선별 도구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며 “빠르고 간편하며 비용 효율이 높은 만큼, 일반 수술 과정에서도 검사 부담을 줄이고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Digital Health’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각각 게재됐다.
[ 경기신문 = 이양범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