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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가해자, 아들은 피해자…엄마에게 돌아온 건 '치료비 청구서'

이혼소송 중 남편이 아들에게 중상 입힌 뒤 사망
공단 "상속인이라 구상권 대상"
권익위 "보험 취지에 맞지 않아"

 

남편이 아들에게 중상을 입힌 뒤 숨졌다는 이유로, 피해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에게 건강보험 치료비를 돌려달라고 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에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소송 항소심을 진행하던 중 B씨가 아들에게 중상을 입힌 뒤 숨졌고, 아들은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후 공단은 건강보험에서 부담한 치료비를 원래 가해자인 B씨에게 청구해야 했지만, B씨가 사망하자 법정 상속인인 A씨에게 구상금을 부과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남편이 1심 판결 이후 사망해 이미 이혼이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상속포기 절차도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은 가해자의 배우자이기 이전에 피해자인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인데, 치료비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건강보험법은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다친 경우 공단이 가해자에게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형식적으로는 가해자의 상속인이지만, 실제로는 피해자인 아들과 함께 건강보험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가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만약 A씨에게 구상금을 물리면 결국 피해자인 아들과 어머니가 건강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보험료를 내고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다.

 

또 A씨가 상속포기를 하지 않은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이혼이 확정된 것을 전제로 이혼신고 안내문을 보냈고, 법원도 1심 판결이 확정됐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여러 차례 발급했다. 권익위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A씨에게 상속포기를 하지 않은 책임을 모두 묻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권익위는 공단에 A씨에 대한 구상금 부과 결정을 취소할 것을 의견 표명했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보험급여 비용의 부담 문제에 대하여 보험재정 절감이나 확보만을 위해 공단에게는 유리하고 수급자에게는 불리하게 규정을 해석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공단이 구상권을 행사하기 전에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 타당성을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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