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도 너무 더워요. 매출은 줄고, 생선이 상하지 않게 얼음을 더 사고 냉동시설까지 늘렸는데 남는 게 없어요."
4일 오후 1시 30분쯤 뜨거운 햇볕이 아스팔트를 달구고 있던 수원시 지동시장.
평소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장은 적막했다. 빈 의자에 앉아 부채질만 하는 상인들, 손님을 기다리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상인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점포 앞을 지나가는 사람도 드물었다.
이곳에서 생선을 손질하던 상인 A씨는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한숨을 연거푸 내쉬었다.
생선 진열대 위에는 얼음이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한여름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님 대신 파리만 생선 주변을 맴돌았다.
A씨는 "손님은 절반도 안 오는데 얼음값과 전기료는 계속 늘어난다"며 "매출이 줄어도 상품을 지키려면 냉동시설을 계속 돌려야 하니 순이익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이날 경기도 7개 시군에는 올해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돌았고, 시장 통로에는 후끈한 열기가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천장에 설치된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뜨거운 바람만 시장 안을 맴돌 뿐이었다.
채소가게 상인 B씨는 손에 쥔 부채를 멈추지 못한 채 진열대를 바라봤다.
B씨는 “채소는 더위를 먹으면 하루 만에도 금세 시들어요. 안 팔리면 그대로 버려야 한다”며 “이맘때면 아예 휴가를 떠나 문을 닫는 상인들도 많다.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버티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장 곳곳에는 문을 닫은 점포도 적지 않았다. 철문이 내려진 빈 점포들이 이어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생선과 정육, 반찬, 과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점포였다.
얼음을 수시로 채워 넣고 냉장·냉동시설을 풀가동하지만 전기요금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비슷한 시간, 권선종합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육점가게 주인 C씨는 냉장 쇼케이스를 가리키며 "폭염이 이어질수록 손님들은 에어컨이 잘 나오는 대형마트나 아울렛으로 간다“며 ”시장은 통로가 개방돼 있어 냉방 효과가 거의 없다. 여름에는 경쟁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폭염 앞에서는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주부 김모(46) 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시장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쉽지 않다"며 "시원한 대형마트에서 한 번에 장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폭염은 매출 감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상인들은 하루 종일 뜨거운 열기 속에서 장사를 이어가며 탈수와 온열질환 위험에도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선풍기 몇 대와 얼음물에 의지한 채 버티는 것이 전부였다.
한 시장 상인은 “전통시장도 폭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냉방시설을 확대하고, 무더위 쉼터와 고객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염은 시장의 온도만 높인 것이 아니었다. 손님이 사라진 빈 통로와 점점 깊어지는 상인들의 한숨이 올여름 전통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