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 (토)

  • 흐림동두천 22.8℃
  • 흐림강릉 22.7℃
  • 흐림서울 22.7℃
  • 맑음대전 26.1℃
  • 맑음대구 27.3℃
  • 맑음울산 26.0℃
  • 맑음광주 27.3℃
  • 맑음부산 28.4℃
  • 맑음고창 27.4℃
  • 맑음제주 28.0℃
  • 흐림강화 22.5℃
  • 맑음보은 24.6℃
  • 맑음금산 26.4℃
  • 맑음강진군 28.6℃
  • 맑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7.1℃
기상청 제공

[아침보약] 코로나 백신 5년 다시 생각해보는 선택의 권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났다.

 

코로나 백신 1, 2차 접종이 한창이던 2021년 8월 진료실에서 만났던 환자들이 떠오른다. 화이자 임상시험에서도 보고된 갑작스런 안면마비로 내원한 한 환자는 국가를 신뢰해서 접종받았고, 동료들에게도 접종을 권유한 자신을 자책했다. 손발이 저리고 시리다는 환자는 당황했다. 소화불량과 설사, 운동 중 숨참·흉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여럿 만났다. 대부분 국가가 안전하다니 믿고 맞았다고 했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고 옮길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과학적 지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에는 처음 시도되는 mRNA 방식인 화이자·모더나 백신이 포함됐다. 긴급승인으로 임상시험 기간이 짧아 장기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다. 델타·오미크론 이후 감염·전파 차단 효과는 줄었지만 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오래 유지됐다. 심근염처럼 확인된 이상반응조차 위험 크기는 크게 갈린다. 16~24세 남성의 화이자 2차 접종 후 심근염 위험비는 5.31로, 전 평균(1.75)보다 3배 넘게 높았다. 20대의 감염치명률은 0.00~0.01%로 80대 이상(10.45%)과 수백~수천 배 차이가 난다. 위험과 이익의 저울질은 애초에 같을 수 없다.

 

정부는 이미 "부작용이 나왔을 때는 정부에서 책임지고 신속하게 치료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2021년 6월, 코로나19 현장대응 인력이던 한 공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 후 열흘 만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질병관리청은 인과성을 부인했지만, 2026년 1월 서울행정법원은 인과관계를 인정해 처분을 취소했고, 질병관리청은 항소했다. 올해 화이자·모더나 접종 후 혈전증·뇌경색으로 숨진 유족도 승소했고, "사실상 비자발적으로" 접종이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 제10조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제17조는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한다. 대법원도 이에 근거해, 신체를 침해하는 진료는 위험성을 설명받고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혀왔다.

 

사실 국회는 이미 한 걸음을 내디딘 적이 있다. 2025년 통과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특별법」은 시간적 개연성만 있으면 인과관계를 추정한다. 21대 국회 발의 후 통과까지 4년 걸렸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여전히 개별 사건마다 항소하며 다투고 있다.

 

문제는 이 보호가 코로나19에만 머문다는 점이다. 국회에는 새 「예방접종관리법안」이 발의돼 있다. 제5조는 접종받을 권리와 알 권리만 규정하고, 거부·연기할 권리는 없다. 제18조의 '동의'도 접종 여부가 아니라 개인정보 조회 동의일 뿐, 의료법상 설명 후 동의와는 다르다. 제39조는 인과관계 인정을 질병관리청장 판단에 맡겨, 특별법 제6조의 추정 방식과 다르다. 부칙은 코로나19를 제외했다. 이 법안 입법예고 기간은 어제(8월 11일) 마감됐다. 의견 낼 창구는 닫혔지만, 국회 심사는 남아 있다. 5년간 배운 것을 법에 새기는 일은 국회의원만의 몫이 아니다. 지켜보고 목소리 내는 것도 국민의 몫이다.

 

코로나 백신, 그 후 5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가. 답은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라는 이분법이 아니다. 불완전성은 자기결정권을 줄여야 할 이유가 아니다. 지식이 불완전할수록 더 넓은 정보와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