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예술제는 오랜 연습 끝에 서는 무대다.
하지만 공연을 마친 학생들은 다음 순서를 위해 곧바로 무대를 떠나야 했다.
공연이 끝나면 다음 팀을 위해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일이 반복됐고, 객석이 부족해 가족들은 함께하지 못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이런 학생예술제의 구조를 근본부터 바꾸기로 했다. 발표회 중심 행사에서 벗어나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가 함께 즐기는 문화예술 축제로 재구조화했다.
공연장은 1500석 규모의 화성예술의전당 대공연장으로 옮겼다. 미술 전시는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RAS ON, A.R.T.로 꽃피우는 3000송이 화성오산 학생예술제'는 이 같은 변화가 처음 적용되는 무대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학생들이 단순한 참가자가 아닌 축제의 주인공이 되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새로운 학생예술제 모델을 선보인다.
◇ 순번제 발표회가 아닌 축제로…학생들에게 '진짜 무대'를 선물하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올해 학생예술제를 전면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공연과 전시 방식이다.
음악 분야는 기존 500석 규모 공연장에서 올해 개관한 화성예술의전당 대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객석 규모는 1500석으로 세 배 이상 커졌다.
미술 분야는 현장 전시를 없애고 '화성오산예술나눔터'를 활용한 온라인 미술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학생예술제는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지만, 공간적 한계가 뚜렷했다. 500석 규모 공연장은 관람객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관람이 제한됐었다. 공연을 마친 학생들은 다음 공연을 위해 곧바로 퇴장해야 했다.
학생들이 서로의 공연을 함께 즐기고, 교육공동체가 축제를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미술 분야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혔다.
학교는 현장 전시를 위해 수백 점의 작품을 운반·설치하고 다시 반출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지만, 실제 관람객은 200여 명 수준에 머물렀다. 작품 전시에 비해 학교 현장의 행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화성교육지원청은 공연은 전문 공연장으로 확대하고, 전시는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로써 학생들은 전문 음향·조명 시설과 넓은 백스테이지를 갖춘 공연장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학생예술제 대전환을 기획한 조봉준 장학사는 "500석과 1500석은 단순한 숫자의 차이가 아니다"라며 "학생들은 전문 공연장에 서는 순간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기억은 오래 남는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학교 담장 넘어 지역과 함께…'벽깨기 협력'
이번 학생예술제는 교육지원청만의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화성시와 화성시문화관광재단이 함께 참여해 공연장과 운영을 지원하는 지역 협력형 예술교육 모델이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자체 자원만으로는 아이들에게 최고 수준의 예술 환경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화성시의 행정력과 문화관광재단의 전문 인프라, 교육청의 교육적 기획이 결합해야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행사가 '교육청만의 자체 행사'였다면, 이번 협력은 기관 간 장벽을 허문 '범지역적 문화예술 협업 프로젝트'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이번 협력이 학교 담장 안에 갇혀 있던 예술교육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와 문화재단이 학교예술교육의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 잡음으로써 지역의 우수한 문화 인프라가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개방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 AI 시대일수록 필요한 예술…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이번 학생예술제를 단순한 공연 행사가 아닌 학생 성장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조 장학사는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함께 연습하고 서로의 소리를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교육"이라며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협력과 배려,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인공이 되는 축제는 자신이 존중받는 무대에서 스스로 무대를 즐기고 관객과 깊이 교감하는 것"이라며 "올해 예술제에서는 모든 학생을 완벽한 주인공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는 공연에 참여하는 학생뿐 아니라 무대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경험도 예술교육의 일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 장학사는 "관람 학생들도 전문 공연장의 에티켓을 배우고 동료들의 공연에 환호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교육"이라며 "단순히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학생의 무대를 존중하고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예술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장학사는 "지식은 빠르게 변화하지만, 예술을 통해 배우는 감성과 정서는 평생 남는다"며 "창의성과 협업 능력, 정서적 회복력을 기르는 데 예술교육만큼 효과적인 교육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교육은 각박한 세상에서 자신을 돌보고 타인을 품을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 준다"고 부연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앞으로도 'RAS ON, A.R.T.' 비전을 바탕으로 모든 학생이 예술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예술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장학사는 "몇몇 학생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예술을 즐기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교육이 목표"라며 "앞으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하는 학생 주도형 예술축제의 비중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안에서만 예술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거나 작품을 전시하는 등 학생들의 예술 활동이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