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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칼럼]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흥행 역습이 주는 의미

 

세상은 온통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그리고 ‘호프’ 얘기로 가득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늘 기적 같은 이야깃거리가 생겨난다.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흥행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개봉 2주째인 8월 16일 현재 관객 454만 2482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개봉 3주째를 맞아 727만 9373명을 넘어섰다. ‘호프’는 개봉 한 달이 지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관객 수 447만 5560명으로 5백만에 근접하고 있다. 세 작품의 스크린 독과점은 극에 달했지만 반대로 연간 관객 수를 늘리는 데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영화 및 극장 산업의 명과 암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고도 작은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가 개봉 3주째(7월 29일 개봉)에 6만 9312명을 모은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스크린 수는 전국 단 55개에 불과하다. 참고로 ‘오디세이’는 2114개이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1311개, ‘호프’는 289개이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가 7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은 것은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흥행 급으로 평가된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표면적으로는 조현병 얘기이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을 앓았던 누나를 20여 년 동안 방치한 채 평생을 같이한 부모에 관한 이야기이다. 감독 후지노 토모아키가 자기 가족을 다룬 자전적 이야기이다. 정신병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그에 맞닥뜨린 사람으로서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인생은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야 옳은지, 그 선택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를 묻는, 실존의 철학이 담겼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어두우며 사실은 살짝 고개를 돌리고 싶어질 때가 많다. 이런 이야기가, 그것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다큐멘터리가, 한국 대중에게 이토록 큰 관심을 끌 수 있으리라고는 수입사 엣나인(대표 정상진)조차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마도 8월을 넘어서면서 10만 관객까지 모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인기일까. 전국 55개 극장에 거의 만석의 관객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배급 시기가 절묘했기 때문이다. ‘오디세이’ 등 블록버스터급 흥행 영화들 ‘덕’이자 ‘탓’ 때문이다.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세 편밖에 없는 상황에서 관객들은 ‘또 다른 영화 한 편’을 찾게 됐고 거의 유일하게 걸려 있는 영화가 ‘어떻게 해야 했을까’였던 셈이다. 마침 영화가 매우 ‘의미 있다’는 입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건 ‘오디세이’를 꼭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식의 의도된 마케팅 입소문과는 다른 것이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영화가 좋다, 이런 영화는 봐야 한다는 진정성의 입소문이 퍼졌다. 그게 주효했다.

 

그러나 그렇게 물질적이고 기계적인 분석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과 같다. 그보다는 의외로,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영화 속 가족들처럼 우리도 비슷한 처지의 가정이 많다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 흥행의 진짜 이유로 보인다. 글자 그대로 각 가정에 우울증, 조현병 환자들이 있거나 많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런 가정사, 감추고 싶은 비밀, 속내의 어두운 얘기를 우리 모두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나 그것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누구나 하나쯤은 비밀스러운 가정사가 있기 마련이다, 정도가 정확한 말일 것이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흥행은 이 시대의 우리가 살아가는 이면이 그만큼 우울하고 어둡다는 것을 반영한다. 어떤 정신적 상처가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 모두 그 상처를 치유 받고 싶어 하며 영화라는 연대를 통해서, 극장이라는 공감의 공간을 통해 아픈 사람(이 곁에 있는 사람)끼리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인간 마음의 심연을 대변한다. 사람들은 우울을 극복하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흥행이 반영하고 있는 목소리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흥행 역습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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