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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이대형 예술감독 “온몸으로 예술의 본질 느껴보길”

인간 중심 창작 벗어나 ‘땅’에 주목…도자 가능성 미래로 확장
실체와 질감, 무게, 온도, 시간 흔적 지닌 흙과 세라믹에 집중
인간의 감각과 공감 능력 되묻는 소통의 장…초심 찾는 과정

 

2001년 시작해 2년마다 이천·광주·여주에서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국제 도자예술 행사 경기도자비엔날레가 다음 달 18일 ‘땅이 만든다(Earth Makes)’를 주제로 돌아온다. 인간 중심의 창작에서 벗어나 ‘땅’을 창작의 주체로 바라보고 도자의 가능성을 미래로 확장한다.

 

이에 예술과 지구, 기술과 인간의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자신만의 예술 언어로 제시하는 이대형 예술감독을 만나 비하인드와 주요 포인트를 들어봤다.

 

개막 한달 여를 남긴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를 앞두고 지난 12일 찾은 이천. 행사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프로젝트 점검에 한창인 이 감독의 모습이 보였다.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는 AI·디지털 시대에 이미지와 정보가 지나치게 빠르게 생산되면서 인간이 감각을 충분히 경험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졌다는 이 감독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에 이 감독은 실체와 질감, 무게, 온도, 시간의 흔적을 지닌 ‘흙’과 ‘세라믹’에 주목했고, ‘흙-땅-지구’를 각각 △시간 △다양성 △연대의 개념으로 확장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이 ‘땅이 만든다’가 된 배경은 너무 많고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미지 속 명상할 기회조차 박탈된다는 느낌이 시작이었다. 한 줌의 흙은 흙이면서 땅이고, 지구일 수도 있다”며 “인간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에게 결핍된 것을 찾다 보니 점차 본질적인 것으로 향하게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의 발전보다 그것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태도의 변화”라고 말했다.

 

 

이 감독에게 있어 이번 비엔날레 참여는 ‘초심’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기획을 통해 AI와 디지털 기술을 무조건 미래로 받아들이기보다 인간의 감각과 공감 능력을 되묻는다.

 

또 도자를 그릇이나 조형물에 한정하지 않고 반도체, 센서, 인터랙티브 기술까지 연결되는 매체로 해석하고, 국가와 지역을 넘어 각 기관이 공통으로 겪는 도자예술의 문제를 공유하는 ‘국제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 감독은 “최첨단 기술을 공부하면서 오히려 공허함을 느꼈다. 이에 결핍된 것을 찾다 보니 본질적인 것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이번 비엔날레는 제 초심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제가 주목한 세라믹은 가장 오래된 매체이면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장 먼 미래까지 함께할 매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이전과 차별화되는 네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그는 도자를 ‘오브제’에서 ‘맥락’으로 확장했다. 기존에는 흑자와 옹기 등이 색상이나 기능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개별 작품에 역사·문화·사회·환경적 맥락을 더한다.

 

참여 주체도 확대했다. 이전 비엔날레게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작가들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국내 지역 작가까지 범위를 넓혔다. 비엔날레 최초로 명장전을 마련했고, 28개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학생들이 참여한다.

 

또 한국도예고 학생들과 해외 작가의 협업을 통해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전통 장인부터 미래 세대까지 세대를 연결하는 소통의 장을 구성했다.

 

이 감독은 건축과 세라믹을 결합하고, 영상과 미디어아트·AI를 활용하는 등 장르와 기술 간 경계 확장에도 앞장섰다. 이천에서는 현대 도예와 주제전을, 광주에서는 전통과 명장을, 여주에서는 생활도자와 미술시장 연계에 집중하면서 지역별 정체성 강화에도 나섰다.

 

그는 “작품보다 더 큰 스토리텔링과 맥락을 비엔날레에서 제공하고 싶었다. 한 작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이번에 던지는 화두가 세라믹을 넘어 세계인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제일 많이 고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김창호 △야스민 스미스 △엘레나 쿠르토바 △박승모 △폴 시 등의 작품을 주요 관람 포인트로 꼽았다.

 

 

특히 폴 시의 경우 시침 없이 빛의 온도와 그림자, 각도 등으로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 작품을 공개하는데, 이는 외부 전원 없이 빛을 흡수해 작동하는 첨단 세라믹 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했다.

 

또 야스민 스미스 역시 약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 당시의 지층과 물질을 작품에 활용해 인간보다 오래된 지구의 기억과 시간성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땅이 기억한다’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끝으로 이 감독은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몸으로 느껴보길 당부했다.

 

그는 “시각 정보만으로는 공감 능력을 온전히 깨우기 어렵다. 촉각으로 온기와 냉기, 무게를 느끼고 냄새와 마찰음까지 경험할 때 비로소 인간만의 감각과 존엄을 지킬 수 있다”며 “이번 비엔날레는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절박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결국 본질이라는 점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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