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중앙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관련 기사: 경기신문 4일 자 인천판 1면, ‘수도권 잔류 최소화…관내 기관 존치 비상’)
내용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이 내년 상반기부터 세종으로 이전하고, 공공기관은 109곳(약 20%)이 감축된다는 것이다. 발전 5사, 4개 항만공사,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하나로 통합된다.
한 총리는 “수도권에 꼭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공공기관은 과감히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잔류 최소화 원칙 아래 올 4분기 중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수긍되는 면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나친 수도권 일극 체제가 형성돼 있다. 이를 완화하겠다는 뜻에는 공감한다. 중앙행정기관이 지방으로 이전되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전 대상 기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는 공공기관 약 5분의 1을 통폐합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발전 5사인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을 한국발전(가칭)으로 통합하고, 인천·부산·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를 한국항만공사(가칭)로 합친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20.8%) 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통폐합의 이유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구조 개혁과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를 들었다. 4개 지역 항만공사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항만공사 간 경쟁을 줄이고 지역 항만 간 연계를 강화해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과 항만물류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임을 강조했다.
현재 4개 항만공사는 지역 항만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생각은 개별 항만 단위의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항만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의 물류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과당 경쟁을 막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명분이다.
항만공사들을 통합해 해외 항만·물류 거점을 공동으로 조성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항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지역별로 지사를 둔다는 방침이다. 즉 통합 본사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기획을 담당하고, 지역 지사는 항만별 여건에 맞는 특화 사업과 현장 업무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항만공사와 지역의 입장은 정부와 다르다. (관련 기사: 경기신문 4일 자 11면, ‘4개 항만공사 통합…인천항 ‘지역 지사 격하’ 후폭풍’)
통합 추진안이 발표되자 전국 4개 항만업계와 노동계가 공동성명을 내며 즉각 반발했다. “정부가 지역별 특수성을 무시한 채 획일적인 잣대로 조직을 묶어 세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항만은 단순한 하역 공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각 항만은 저마다 지역 주력 산업과 맞물린 독보적인 생태계를 형성해 현장의 빠른 판단과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생명인 곳”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라는 이름 아래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쥐고 흔들겠다는 발상은 행정 편의주의라면서 지방분권 시대에 역행하는 중앙집권적 통제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주장대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기는커녕 관료주의적 폐해만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앙의 결재선과 획일적 지침에 얽매이는 순간 각 지역 항만은 민첩성을 잃고 정체와 낙후의 길로 접어들 것”, “알짜 항만의 수익이 타 항만의 적자를 메우는 데 쓰이면서 정작 지역 고유의 인프라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지적을 정부는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획일적인 통제와 쥐어짜기식 통합은 발전의 동력을 꺾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밥그릇 싸움’으로 여기지 말아 달라는 인천항운노조 관계자의 절박한 외침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