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30여년 동안 경기 포천에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해 온 권대표(56) 이사장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기업과 기관의 홍보물부터 각종 인쇄·디자인 작업까지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이제는 사회적 가치로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그가 설립한 ‘희망싹협동조합’이 있다.
희망싹협동조합이 주목하는 대상은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이 아닌 '재능을 지닌 예술가'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의 그림 속에 담긴 창의성과 가능성을 발굴해 세상과 연결하고, 작품 활동이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시작점 중 하나가 서울시의회와 남산케이블카의 후원으로 열린 '제1회 서울시 중증장애인 자립을 위한 남산케이블카 희망싹 환경사랑 그림공모전'이다. 단순한 미술 대회나 전시회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새로운 자립 기회를 만들어가는 일종의 프로젝트다.
권 이사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작품 이후의 선순환'이다.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을 명함, 리플릿, 달력, 키링, 생활용품 등 다양한 굿즈 디자인에 적용하고, 해당 상품이 소비될 때마다 창작자에게 저작권료가 지급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림 한 장이 전시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소득원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회성 후원과 차별화된다.
활동 무대도 확장 중이다. 남산케이블카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장애인 예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아시아 장애인 작가 희망싹 미술 특별전'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일본, 네팔 등 아시아 각국의 장애인 예술가들이 참여하며 장애인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국제 교류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권 이사장에게 문화예술은 단순한 '시혜적 나눔'이 아니다. 재능을 발굴해 세상과 연결하고, 그 결실이 다시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과정이다.
그는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도 일회성 지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스스로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라고 강조했다.
포천의 작은 디자인 기업가로 시작해 장애인 예술가의 꿈을 키우는 '희망싹'으로 거듭난 그의 도전. 그림 한 장에 담긴 가능성을 발굴하고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는 그의 노력이 서울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뿌리내리며 자립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성운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