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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수돗물 불안

세계 최초로 먹는 샘물이 상품화된 것은 알프스의 ‘에비앙’ 마을에서 나는 샘물이었다. 신장결석으로 고생하던 어느 귀족이 이 마을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먹고 병을 고쳤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약용으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859년부터 에비앙 광천수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고, 1878년엔 프랑스 정부의 정식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세계최초의 상업용 생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어디에서나 흔하게 솟아나고 넘쳐나던 물을 맨 처음으로 돈받고 상품으로 팔았던 원조는 한국인이 아니었나 싶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옛날 얘기는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어서다.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일상의 생활용수인 물도 상품이 됐다. 값도 천차만별이다. 외국의 수돗물 경우를 보자. ㎥당 일본이 1천277원, 미국 1천540원, 프랑스 2천521원, 영국 2천543원, 독일 3천355원, 덴마크 4천157원이다.(2013년기준) 우리는 어떤가? 우리의 수돗물은 식수로도 나쁜 편이 아닌데, 값이 ㎥당 660.4원(2013년·전국평균)이다. ㎥당 849.3원인 생산원가에도 훨씬 못 미친다.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이라는 배려 덕분이다.

지금은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콸콸 흘러 나오지만, 서울의 경우 어느 집에서나 쉽게 수돗물을 접하게 된 것은 아마도 1970년대 말이다. 하지만 공급되는 물의 안정성 논란이 끊임 없이 발생, 수돗물이 완전치 않다는 의심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또 다른 ‘먹는 물’ 사업인 생수사업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 유명 약수터에서 생산하는 생수를 상품화하면서 시작된 생수경쟁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요즘엔 상표를 다 기억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모두가 건강과 직결된 물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가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 19일째인 어제(17일)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사과하고, 정수장과 배수장을 청소하는 등 뒤늦은 대책을 내놨다. 사후약방문 성격이 짙다. 명확한 원인 규명없는 알맹이 빠진 대책은 주민 불안감만 가중 시킬 뿐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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