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아포리아]부부갈등의 원인 ‘정서적 외도’
배우자의 외도, 불륜, 바람 등의 단어가 부부에게 등장하는 순간 부부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많은 부부가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어쩌면 현재 당신이 그 ‘외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이 틀렸다. 왜냐하면 ‘외도’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관계는 ‘육체적 관계’와 ‘정서적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즉, 외도에는 두 가지가 있고 그로 인해 두 관계 중 하나라도 무너진다면 행복한 부부생활은 불가능하다.
부부는 ‘성적 일부일처의 관계’이다. 성관계, 키스 등 성적 행위는 당연히 배우자와 해야 한다.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적 행위를 한다면 부부의 육체적 관계는 무너지고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다. 우리는 그것을 ‘외도’라고 부르고 배우자와의 육체적 관계를 무너뜨린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육체적 외도’ 이상으로 부부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있다. 바로 ‘정서적 외도’이다.
부부의 또 다른 중요한 관계는 ‘정서적 결합의 관계’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즐거움, 노여움, 기쁨, 슬픔 등 다양한 정서를 느낀다. 정서적 결합의 관계란 그것을 나누는 1순위 대상자가 바로 배우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부부의 정서적 관계를 무너뜨리는 행위 또한 외도라고 생각하고 나의 행동 중에 그런 것이 있는지 주의해야 한다.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실제 부부나 애인 관계는 아니지만, 직장 등에서 배우자보다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성 동료)’는 정서적 외도 대상자의 대표적인 존재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 동료와 육체적 외도를 하지 않지만 부부 관계를 무너뜨리는 정서적 외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
연봉 인상, 승진 등 기쁜 일이 생겼다. 당신은 이 기쁨을 누구와 먼저 나누겠는가?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라면 가족, 친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지만 부부로 살아가고 있다면 배우자와 먼저 나누어야 한다. 만약 당신의 배우자가 자신에게 일어난 기쁜 일을 주변 동료나 오피스 스파우즈 등 다른 사람과 이러한 것을 충분히 나누고 정리된 상태에서 나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슬픔이나 노여움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정서이든 그것을 나누는 1순위는 당연히 배우자여야 한다.
부부 사이에는 오직 남편과 아내만 존재해야 한다. 원(原)가족이든 친구이든 부부 사이에 들어온다면 그 누구도 부부의 정서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자의 부부 강의에 참여했던 어떤 남편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 아내의 첫 아이 임신을 알게 순간이지만 그 당시 아내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임신 소식을 아내가 아닌 장모님에게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남편에게 먼저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그 후 친정엄마에게 전화로 소식을 알렸다. 딸과의 통화 후 아내의 어머니는 기쁜 마음으로 사위에게 축하전화를 했고 마침 그 전화를 받은 남성은 임신 소식을 아내가 아닌 장모님에게 처음 듣게 된 것이었다. 나중에 남편 또한 이 사실을 알게 되어 서운함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에는 결혼 후에도 아내가 자신보다 친정엄마와 정서적으로 더 강하게 연결된 것 같아 기쁨과 서운함을 함께 느꼈던 것이다. 부부 사이에 설령 원가족일지라도 부부의 정서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데 가족이 아닌 사람이 부부 사이에 등장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부부로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친밀도가 낮은 부부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문제도 큰 갈등으로 이어지지만, 친밀도가 높은 부부는 작은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넘어간다. 부부의 친밀도는 정서적 관계와 육체적 관계가 좋을 때 높아진다. 오늘 하루 잠자리에서 일어나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당신에게 일어났는가? 크든 작든 배우자와 공유하자. 다른 사람과 ‘외도’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