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믿기 힘든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문진석 의원과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텔레그램 문자를 주고 받는 모습이다. 문 의원이 자신의 지인을 김 비서관에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차기 회장에 추천하는 문자가 생생하게 노출된 것이다. 문 의원은 “(홍성범은) 우리 중대 후배고 대통령·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 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했다. 김 비서관은 “넵 형님, 제가 훈식이 형(강훈식 비서실장)이랑 현지누나(김현지 제1부속실장)한테 추천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문자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실은 즉각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에 대해 공직 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음을 알린다"고 공지하면서 "김 비서관이 실제 인사 추천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장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공세도 공세지만 이 사안이 가지고 있는 휘발성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인사추천의 적절성 문제다. KAMA는 민간협회다.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열린 제49회 국무회의에서 정당들이 거리에 내건 현수막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길바닥에 걸려있는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그런 현수막을 정당이 (설치)한 것이라며 철거를 못한다고 하더라”면서 “입법 취지에 벗어나는 악용 사례”라고 직격했다. “정당이라고 현수막을 막 달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행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같은 달 18일 전국 지자체에 금지광고물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위반자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과 미이행 시 행정대집행 절차를 적용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지난 2022년 12월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됐다. ‘정당의 정치 활동 보장’을 명분으로 옥외광고물법을 바꿔 정당 현수막에 대해 장소와 규제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옥외광고물의 허가와 신고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 사항에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의 표현’이 포함되면서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규제가 풀린 것이다. 이후 거리는 조롱과 혐오, 가짜 뉴스까지 담은 정당현수막 물결을 이루었다. ‘표현의 자유’는 길거리 ‘정치공해’로 추락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옥외광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지방공기업으로는 최초로 재무정보의 신뢰성 확보와 부패 방지, 자산 보호를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회계 시스템이다. ‘외부감사법’에 따른 해당 제도의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GH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은 상당한 용단이다. GH의 선진적 결정이 공기업들을 포함한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큰 분기점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GH가 도입한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우선 1단계 도입 수준이다. 내년에는 재고·유형자산을 포함한 2단계, 2027년에는 기타 프로세스까지 확장하는 3단계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도 도입을 통해 GH는 자금·결산 분야를 중심으로 회계 절차를 표준화하고, 업무 흐름과 검증체계를 정비함으로써 재무 보고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높였다. 또 외부 회계법인의 검토를 통해 대외적인 신뢰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회계 처리 기준에 따라 작성·공시되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회계 시스템을 관리하는 제도다. GH는 ‘외부감사법’에 따른 해당 제도의 법적 의
경기도의회가 도내 소방공무원들을 위해 ‘경기도 소방심신수련원’에 대한 근거 마련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소방청이 장애 등을 겪는 소방공무원의 치유·회복 지원을 위해 내년 개원을 목표로 소방심신수련원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건강 이상 신호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 소방청의 시설에만 기댈 수 없는 형편이다. 소방관들의 건강 척도는 곧 우리 사회의 안전 척도와 직결된다. 도의회의 조례제정 움직임은 그 명분과 가치가 충분하다. 소방청이 내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소방심신수련원은 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조활동으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소방공무원의 치유·회복 지원을 위한 시설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수면 장애 등을 겪는 소방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지방자치단체들이 이 시설 하나를 기다리고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자치 분권 시대에 맞게 각 지자체가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도의회에 따르면 안계일 경기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소방 심신수련원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지난달 28일 입법 예고됐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소방공무원들의 활동 비중이 가장 높은 광역지방자치단체인 만큼 해당 조
인천광역시가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버스 무료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정복 시장도 최근 인천교통연수원에서 열린 ‘2026년 시민과 함께하는 주요업무보고회’에 참석,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알린 바 있다. 시는 고령층 이동권 확대 차원에서 이르면 내년 7월부터 가칭 ‘i-실버패’를 통해 노인들의 버스 요금 무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혜택을 보는 노인은 모두 22만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소요될 예산은 버스 준공영제 운영 손실 보전금과 카드 시스템 구축 비용 등 약 17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는 12월 중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진행 후 내년 상반기까지 무임 단말기 정비와 정산 시스템 개편, 카드 제작 등 사전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천시에서 75세 이상 버스 무료화가 되면 노인들의 삶은 조금 더 향상된다. 버스가 지하철보다 노선이 다양하고 이동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단거리 이동도 쉬워져 가까운 공원이나 시장에도 편하게 갈 수 있어 생활 편의에 도움이 된다.(관련기사: 경기신문 27일자 인천판 1면 ‘인천 75세 이상 버스 무료화…“왜 청년만 희생하나?”’) 인천시에 앞서
CU가 전국 매장에서 고객이 결제 과정에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왕성한 기부문화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세계 최고의 강국 미국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지혜다.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기부문화 풍조를 확산시킬 다양한 ‘착한 기부’ 캠페인이 양산되도록 유도하고, ‘기부 정신’을 함양하는 실효성 높은 교육·홍보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CU의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은 셀프포스(Self-POS) 모드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마지막 단계에 기부 선택 화면이 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객은 기부 여부뿐 아니라 기부처 또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부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RMHC Korea 두 곳이며, 고객이 선택한 기부금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해당 기관 계좌로 바로 송금되는 구조다. 기존 거스름돈 모금함 방식에 이어 참여형 기부 모델을 추가하며 고객 주도의 기부문화를 확대한다는 것이 CU 측의 설명이다. 이번 캠페인은 기부 금액을 100원으로 고정하는 ‘소액 기부’ 방식을 채택,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심리적 문턱을 낮춘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다. 오는 2050년까지 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인 풍력, 태양광 등으로 조달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 캠페인이다. 2014년 파리협정의 성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지지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2030년 60%, 2040년 90% 이상의 실적 달성을 권고하고 있다.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위원회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행실적을 공개한다. 이에 경기도는 ‘경기 RE100’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 공공부문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목표다. 공공 분야의 대표적인 사업은 의정부시 북부청사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 RE100 1호 태양광 발전소다. 민간에서는 ‘산단 RE100’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SK E&S 등 8개 민간 컨소시엄과 4조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29개 시군에서 1만 3000여 명이 참여한 에너지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주택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는데 여기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는 17MW(메가와트)에 달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1년 동안 벌여온 사이버도박 범죄 특별단속에 무려 5000명이 넘는 범법자가 검거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도박 풍토를 여실히 입증했다. 검거된 위법자 중에는 20·30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놀라움을 주고 있고, 특히 700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도박행위로 적발된 사실은 더 충격이다. 국수본이 앞으로 1년간 특별단속을 연장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도박 풍토가 완전히 일소되도록 속도·범위, 깊이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진행된 국수본의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는 모두 3544건이 적발됐고 도박 사범 5195명이 검거됐다. 이 중 314명은 구속되면서 환수한 도박 수익금은 1235억 원에 이른다. 이 통계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검거 인원은 0.6%, 구속된 인원은 7.9% 증가한 수치다. 피의자의 연령대는 20대가 25.3%(151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24.9%(1489명), 40대 22.8%(1366명)로 뒤를 이었다. 20·30대만 합쳐도 무려 50.2%에 달하는 수치다. 이어서 50대는 13.4%(800명), 10대 7.0%(417명), 60대 이상 1.7%(306명) 순이었다. 도박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강력 성범죄자들이 이웃에 살고 있는데도 현실적으로 이를 알지 못하고 사는 주민들이 불안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조두순·박병화처럼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과자들을 제외한 다수 위험군에 대한 정보가 쉽게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미지의 지뢰를 껴안고 살아가는 것과 같은 이런 모순을 해소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무명이지만 위태로운 성범죄 전과자들이 주는 불안을 해소할 효과적 방안이 시급하다. 성범죄자 신상등록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에 살고 있는 정보공개 성범죄자는 모두 699명이다. 전국 공개 성범죄자 2949명 중 23.7%를 차지한다. 도내 공개 성범죄자 중 상당수는 범행을 저질렀던 장소 인근을 포함해 해당 지자체에 살고 있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과 ‘수원 발발이’ 박병화 등 언론에 신상이 공개된 성범죄자들은 24시간 철통 감시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부분 성폭행범은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는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조두순과 박병화와 비슷한 수준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도 있는 만큼 인근 거주자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찰 등에 따르면 조두순의 자택 근처에는
지난 13일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소재 제일시장에서 67세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시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와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사고 트럭 내 페달과 브레이크를 촬영하는 ‘페달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영상 분석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에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서도 70대 여성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치었다. 고령자 운전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7월 1일 시청역 참사 이후로 논란은 더욱 커졌다. 6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역주행을 하다가 인도와 횡단보도로 돌진했다. 9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형 참사였다. 운전자는 자동차의 문제로 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조사 결과는 ‘운전자 과실’이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운전자가 골목길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올해 5월 서울 강동구 길동 복조리시장에서도 60대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인도로 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