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백신이 나오더라도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내년 말이나 돼야 가능하다.”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최근 언론사(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백신이 연말을 전후해서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는 파우치 소장이 이처럼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신이 올해안에 나온다고 해도 세계 인구(약78억명)의 상당수가 백신을 접종해야 전염을 막고 보호받을 수 있는데, 그러려면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1957년 10월4일 구소련은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면서 우주전쟁에 불을 댕겼다. 지금 세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거의 모든 나라들이 백신전쟁에 뛰어들었다. 전 인류의 문제지만 각 나라들은 WHO(세계보건기구) 등을 통한 국제공조를 외면한 채 우주전쟁을 하듯 각자도생의 길을 택하고 있다.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모더나, 화이자 등 제약회사에 자금 지원을 하고 앞으로 나올 백신을 입도선매하려 하고 있다. 얼마 전 프랑스 기반의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가 “백신이 개발되면 가장 먼저
“제가 청와대 밖에서 고위 정무직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차관급)에게 임명장을 건네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사무실이 있는 충북 오송을 찾았다. 코로나 영웅으로 불릴 정도로 방역에 모든 것을 바쳐온 정은경 청장이지만 문 대통령의 청와대 밖 임명장 수여는, 더구나 차관급 인사로는 파격적인 행차였다.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런데 뜻은 좀 다르지만 필자에게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머리를 스쳤다.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차례나 찾아가듯 지도자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인물의 경우 겸손하게 정성을 다해 중용한다는 뜻이다. 비록 이미 내정하고 임명장을 주는 자리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피임명자인 집무실을 찾지 않았을까. 아니 정은경 청장이나 질병관리청에 자리잡고 있는 코로나 민심을 향한 삼고초려였을지 모른다. 문 대통령은 임기 5년중 3년4개월을 넘어 1년 반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갈 길 바쁜 정부지만 안타깝게도 임기 중반 천재지변의 코로나를 만났다. 경제나 일상이 멈춰선지 오래다. 국민의 피로감이 겹겹이 쌓여가고
구약 성경에는 우리가 잘 알듯 신이 인간을 벌주기 위해 40일 동안 낮과 밤에 비를 내려 노아방주를 제외한 모든 인류가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메뚜기떼가 창궐하는 기적을 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요즘 지구촌 소식을 접하고 올해 우리나라의 최장기간 장마 등을 겪으면서 성경속 얘기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을 태운 호주의 초대형 산불, 아프리카 중국 파키스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살인적인 메뚜기떼, 중국의 산샤댐 붕괴위기 등등…. 올해는 우리나라도 사상 초유의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가을인데도 끝나지 않은 듯한 여름 장마, 잇따른 태풍 등 햇빛을 보기가 어려웠던 시간을 보냈다. 500년만에 한번 찾아올만한 것이라는 섬진강 유역 물난리도 만났다. 인간은 집을 짓던 댐을 건설하던 만약의 확률과 비용의 효용성을 함께 고려한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수는 100년 정도 빈도(확률)의 폭우에 대비하도록 설계,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섬진강 같은 경우엔 1년에 내릴 비의 40%가 특정지역에 단 며칠사이에 쏟아졌다. 설계된 확률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최근에 부산
“수수료가 비싸도....울며 겨자먹기로 배달앱에 입점할 수 밖에 없어요.”(식당주인)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가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무실이나 집에서 음식을 시키는 경우가 일상화됐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을 이용한 ‘배달앱’ 주문이 점차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음식점이나 상가들은 코로나 공황속에 배달앱이 그나마 희망의 끈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배달앱 수수료다. 가게 주인들은 배달앱 등록료와 광고료, 배달료 등으로 보통 3~15%의 높은 수수료를 내야한다. 매출도 줄었는데 배달앱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코로나사태 이전 같으면 음식점은 주문을 직접 받은 뒤 배달 수수료만 내면 된다. 굳이 말한다면 음식점이 ‘갑’이고 배달은 ‘을’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음식주문과 배달이 공인중개사처럼 배달앱(플랫폼)을 통해서 이뤄진다. ‘갑’이 배달앱이고 식당 주인은 하청을 받는 ‘을’의 위치로 바뀐다. 음식점의 가격이나 맛도 중요하지만 배달앱이라는 플랫폼에 이름을 올리고, 그것도 노출(광고)이 잘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러니 배달앱이 갑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고도화되면 궁극적으로 어
“신청인이 2017년 벌금형 등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신청인 개명 전력과 범행 전과·개명신청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개명을 허가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2차례 개명을 한데다 벌금형 전력이 있는 사람이 또 개명을 신청하자 부산가정법원이 지난해 6월 이를 불허(항소심 기각)한 판결문이다. 보수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지난 4·15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개명한지 반년만에 ‘국민의힘’으로 다시 간판을 달았다. 1987년 개헌 이후 3당합당으로 태어난 민주자유당(1990년)을 시작으로 보수정당은 신한국당(1995년)-한나라당(1997년)-새누리당(2012년)-자유한국당(2017년)-미래통합당(2020년)까지 단명(短名)의 연속이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명 역사도 큰 차이가 없다. 정당정치가 오래된 미국 민주당(1828년~)과 공화당(1854년~), 영국 노동당(1900년~)과 보수당(1834년~), 독일 기민당(1945년~)과 사민당(1863년~) 등은 200~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과거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시대처럼 인물 중심으로 창당·운영되거나,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 등 임시방편의 실리로
2~30대의 젊은 자녀와 은퇴를 전후한 평범한 5~60대의 부부가 같은 공간에서 거주한다고 가정하자. 이럴 때 자동차를 사고 외식을 하며 문화생활을 하는 소비 규모는 자녀와 부모 중 누가 많이할까.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당연히 젊은 세대쪽일 것이다. 그리고 생산활동에 참여하거나 생산성이 높은 쪽도 노부부 보다는 자녀일 것이다. 개인처럼 국가에도 나이가 있다. 젊은 세대들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그 나라의 나이는 낮아지고 젊은층이 적으면 고령사회가 된다. 젊은 국가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왕성한 반면 고령사회가 될수록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생산성도 떨어져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게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출산율 0.9%대에서 0.8%대 하락, 혼인율 사상 최저(이상 올2분기), 그리고 1인가구중 결혼연령대인 2~30대 비율이 35%나 된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평균나이도 전년보다 0.6세나 올라 43.7세가 됐다. 안타깝게도 그 추세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구 전문가인 이푸셴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 교수가 지난해 3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보면 중국의 평균연령은 2033년에는 47세,
60여일(11월3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공화당 트럼프 현 대통령, 민주당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후보로 결정되면서 선거전이 공식화됐다. 최근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코로나 사망자와 확진자 기록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미국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 후보는 전반적인 여론조사에서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승리를 예상하는 측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기술주(나스닥)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경제 부문만 놓고보면 선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 언론보도 등을 보면 코로나 팬데믹(세계 대유행)이 미국내 실업율을 증가시키며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지만 트럼프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적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민주당과 지지층이 겹치는 도시, 흑인, 히스패닉계(라틴계 출신)에 더 많은 타격을 입힌 데 비해 트럼프 주요 지지층인 농촌, 백인쪽은 덜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Perry Floyd)가 경찰에 체포되던 중 질식사한 것을 비롯해 최근 인종차별 항의 시
“세월아 비켜라~~내 나이가 어때서~~” 경로 잔치나 노인복지관 행사 등에 가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랫말이다. 식생활 개선과 의학의 발달 등으로 인간의 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지난주까지 각각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공식 확정했다. 공화당 트럼프(1946년생), 민주당 바이든(1942년생) 두 후보 모두 70대로 바이든은 77세나 된다. 바이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5년 재임기간 중 80대의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도 ‘내 나이가 어때서’를 모범생처럼 실천하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위원장은 얼마전 광주 5ㆍ18묘역을 찾아 보수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무릎사죄’한 것을 비롯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방문, 당 ‘1호 정책’으로 ‘기본소득’(전 국민에게 조건없이 일정 소득 보장) 채택 등 연일 정치권의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1940년생으로 그가 올해 80세라고 하면 좀 놀라는 국민들도 있을 것 같다. 최근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미
필자에겐 유달리 애착이 가는 작은 모임이 하나 있다. 1998년 김대중 정부시절 고위직을 지낸 지인(현직 교수)과 언론인 출신 현 정부 인사가 함께하는 자리다.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우리 3명은 특별한 사정(집안 애경사, 해외 출장 등)이 없는 한 지난 20여년간 거의 빠짐없이 매달 한 번씩 식사를 하면서 세상이야기 그리고 서로의 개인사를 놓고 흉금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이달에는 만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비록 소규모 모임이지만 서로 조심하고 정부 시책도 조금은 의식해서라고 할까. 지난해 말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올 초 우리나라에 첫 확진자를 발생시킨 코로나사태는 전 지구촌을 강타하고, 우리 삶의 작은 구석까지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지 오래된 항공업계의 경우 조종사들이 생계를 위해 오토바이 배달업무를 한다는 얘기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로 비대면을 위한 재택근무 관련 언론기사를 접하다 보면 무서운 미래가 성큼 현실로 다가선 것을 느낀다. 재택근무자: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시간의 여유가 생기고…그래서 취미생활 등 다른 계획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하다 여의치않아 다시 상승하는 동작을 복행(GA:go around)이라고 한다. 이럴 때 기장은 추력레버(thrust lever)를 최고 상태(TO/GA)로 끌어올린다. 내려가던 흐름을 반대로 바꾸려면 그 비행기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집권 4년차를 맞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최근 국정지지율이 40%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70~80% 수준에 이르던 임기 초와 비교되면서 보는 입장에 따라 여권에 대한 경고등이라는 시각부터 레임덕 징후라는 얘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4년여만에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와 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물론 그 뒤에 나온 결과는 다른 수치를 보여주는 등 짧은 단위로 민심의 추이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범하는 임기 초와 4년차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특히 우리처럼 대통령 5년 단임제 아래서 집권 4년차의 무게는 정말 간단치 않다. 5년안에 A(과거청산)~제도개혁~Z(경제성장·복지)까지 할 일이 너무 많고 잘못 건드리면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