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동향중에 우리가 궁금해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우선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방역태세하에서 당 간부들의 태만과 무능으로 발생했다고 하는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 사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극심한 식량위기를 토로하면서 인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직접 서명해서 시행했다는 ‘특별 명령서’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척 수척해 졌다고 북한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는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상태는 어떤지가 대표적인 궁금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 대화가 활성화되고 북한이 개방사회라면 이러한 우리의 궁금증은 많은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과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의 내부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사람이 직접 탐색하는 휴민트 정보에 근거하거나 통신 감청 등 최첨단 장비를 통한 시진트 정보를 통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소원한 상황에서는 휴민트 정보는 기대하기 어렵고 시진트 정보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어 매우 제한적이다. 남북관계가 소원할 때 북한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은 북한의 방송 보도나 대북소식통이라고 하는 북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시 북한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였고 , 당 총비서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를 신설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제1비서의 위상에 대해 단순히 실무적 역할 수행에서 부터 후계를 염두에 둔 자리 신설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제1비서에 누가 임명되었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조용원 당 비서 또는 동생인 김여정이 임명될 수 있으며, 아니면 10살 내외로 추정되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되지 않은 아들을 위한 자리라는 전망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북한 최고 권좌에 오르면서 2016년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기 까지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라고 하면서 자신의 직위를 ‘노동당 제1비서’로 한 적이 있다. 집권 초기에 선대 후광을 활용하는 의도가 작용해서 ‘1비서’ 직함을 사용하다가 자신의 권력이 안정화된 이후 ‘국무위원장’ 그리고 ‘당 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다. 금년 초 8차 당대회에서는 ‘당 위원장’ 대신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일반적인 ‘당 총비서’로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이렇듯 김정은 자신이 사용한 ‘당 제1비서’라는 직함은 후계자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최초로 노마스크 상태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2020년 벽두부터 전세계를 뒤덮었던 세계적인 역병의 터널에서 우리 모두가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백신, 반도체 등 경제협력,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군사안보와 경제, 보건 환경 등 포괄적 분야에서 새로운 한미동맹의 장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미가 협력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북한에게 있어서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한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북한은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대신 북한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미국의 대북정책 모습이 무엇인지를 탐색해 보면서 북미간 협상을 준비해 왔다고 하겠다. 북한은 연초 8차 당대회를 통해 자력갱생을 통한 사회주의 강국 건설입장을 제시하면서 미국에 대해 ‘강대강, 선대선’의 입장에서 2018년 싱가폴 합의를 토대로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만 북미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북한은 지난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두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했다. 그리고 지난
노벨문학상을 받은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오히려 겨울이 따뜻했다’ 라고 적고 있다. 겨우내 잠을 자던 생명체가 봄을 맞이하여 새 싹을 돋아내면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상황을 잔인한 달이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아침잠에서 깨어나기가 어렵지만 잠에 대한 유혹을 이겨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시작한 새로운 하루는 그냥 잠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보낸 하루하고는 여러모로 다를 것이다. 북한도 4월에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4월 들어 노동당 최 말단 조직인 세포비서를 평양으로 불러 연찬회 겸 궐기 대회를 3일간 개최하였다. 이후 4.15 태양절을 맞이하여 지난해와는 달리 군중 체육대회와 문화행사 등을 전국 단위로 진행하고 야외 축포행사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띠웠다. 이와 함께 500만명이 속해 있는 청년동맹 10차 대회를 27일부터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하였다. 북한은 4월을 나름대로 노동당 최말단 조직과 앞으로 북한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새로운 사
북한주민의 인권은 전세계적으로 최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매년 유엔에서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북한인권문제를 특별하게 다루는 인권관도 임명해서 활동하게 하고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인권문제는 항상 민감하고 북한을 자극하는 사안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인권은 어느 누구도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천부적 권리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보스니아 내전시 인종 청소 등 엄청난 인권침해 사례를 보면서 해당국가가 자국민 인권 개선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인권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가 해당국가 의사와 관계없이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보호책임(R2P)’을 강조하고 있다. 인권은 인간의 생명 생존에 관련된 사회권과 사상과 이념, 표현과 관련된 자유권으로 구분되어진다. 사회권의 경우 극심한 식량난과 요즈음 전세계적인 전염병에 대한 방역 및 치료 지원 등 인간 생존의 문제와 관련되어서 그런지 그다지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이 달라 신체적 구속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많다.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시 러시아 야당 정치 인사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시
지난 1월 20일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전 세계 이목을 받으면서 출범하였다. 바이든 정부는 당면한 코로나 19 대응과 미국 경제 회복, 국제무대를 선도하는 미국 위상을 재건하겠다는 목표하에 자유민주주의 가치 공유 국가들과 동맹을 통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 대한민국을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자 동아시아 안정과 번영의 핵심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는 미국에게 있어서도 중대한 문제(vital interests)이며 기존 한반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면서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과 긴밀히 협의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적합한 방안을 찾아 보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바이든 정부가 보는 북한문제는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고 어려워서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원론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에 바탕을 두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셜리만 국가안보보좌관,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의 한반도정책 결정라인에 있는 핵심인사들은 북한문제에 대해 ‘북미공동커뮤니케’가 있었던 2000년 이후 직 간접적으로 관여해 왔기 때문에 북한의 본질과 협상술을 익히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북한문제에 거의 초보라고 할 수 있었던 트럼프 행정부시절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수많은 인파가 새해 출발을 자축했던 1년전과는 달리 극도로 제한된 소수 인원만이 참가하는 조촐한 자축으로 새해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북한의 모습은 달랐다. 김일성광장에 수많은 평양시민이 모여 유명 아이돌 야외공연과 같은 경축공연과 불꽃놀이로 새해를 맞이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 참가를 위해 평양에 모인 당 대표자들과 함께 새해 첫날 0시에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행사로 새해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매해 6시경에 발표했던 장문의 신년사 대신에 단 한 장의 짧은 친필서한으로 신년사를 대신하였다. 지난 해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생략하였고 그 이전 해에는 소파에 양복차림으로 앉아서 서구 정상처럼 신년사를 연설이 아닌 이야기하듯 하였었다.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10대 시절에 스위스 베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당시 어린 나이에 물설고 낯설은 이국땅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유학생활과는 다른 생활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서구의 생활상이 북한의 생활상과 확연히 다르고 북한의 저개발에 대한 아쉬움
북한은 김일성시대부터 매년 신년사를 발표해 왔다. 1945년1월1일 육성으로 시작된 신년사는 김정일위원장 시대에 노동신문 등 3개 신문 공동사설로 변화했고,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는 다시 육성으로 변화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서방 정상처럼 노동당 청사에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 2020년에는 신년사를 하지 않고 직전에 있었던 노동당 중앙위 회의 결정서로 대체하기도 하였다. 2021년을 몇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북한에서 1월1일에 신년사를 내 보낼지 지켜볼 일이다. 북한은 1월에 8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이미 공지해둔 상황이다. 8차 당대회는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 시기에 두번째 개최되며 북한의 국정운영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회의체 성격을 갖고 있다. 8차 당대회 결정사항 집행에 필요한 법적 재정적 조치를 정하기 위해 평소 4월에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를 1월 하순에 곧바로 개최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의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자하는 조급함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 및 국제사회의 관심은 과연 북한이 신년사에서 당면한 북핵문제를 포
지난 11월 23일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는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백주대낮에 북한의 포탄이 면사무소와 주민 가옥 근방에 떨어져 폭발하던 장면을 방송을 통해 보면서 연출 장면이 아닌 실제 현실이라는 걸 알고서 무척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1953년 7월 휴전협정 체결이후 북한이 무력으로 대한민국 영토에 공개적으로 포사격을 한 첫 사례로 그동안 빈번하게 있었던 비무장지대나 서해 해상분계선 일대 지역에서 발생한 도발과는 의미가 다르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군장병과 민간인 사상자와 주택 파괴 등 피해를 보았지만, 북한의 포격도발에 원점타격식으로 단호하게 대응하여 북한군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년전 남북관계는 이렇듯 남과 북이 포탄을 주고 받는 상황이었다.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난 지금의 남북관계도 그때와 비교해서 본질적인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북한은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계기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남관계를 대적관계로 전환하였다. 남북 통신선을 차단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공개리에 폭파하였으며, 대남군사행동계획을 시행에 옮기려다가 보류하
북한에게 있어 미대선의 결과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를 북한은 내심 기대하고 있겠지만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00년 아버지 김정일 시대에 있었던 북미관계를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당시 조명록 북한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특사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해서 백악관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면담하고 체제 존중과 적대관계 청산 등 북미관계 정상화를 내용으로 하는 ‘북미공동커뮤니케’가 발표되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역사적인 미북간 평양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였으나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부시대통령에게 패함에 따라 평양 방문을 포기하였다. 북한에게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압박국면 전환의 호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11.3 미 대선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은 이러한 2000년 상황이 데자뷔처럼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하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사회주의 강국의 마지막인 경제강국 실현차원에서 당면한 국제사회 제재 해소를 위해 남북관계와 궁극적인 미북관계 변화를 모색해 왔다. 특히,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