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국회에서는 전쟁이 벌어진다. 호통치는 의원과 난감한 표정의 장관, 며칠 밤을 새워 좀비가 된 보좌진들. 시끄러운 공방 속에서 채널을 돌리기 전에 생각해 보자. 저들이 다투는 장부에는 내 세금이, 저들이 따지는 정책에는 우리 가족의 일상이 들어 있다. 국정감사는 국민이 정부에 요구하는 연례 업무보고다. 선거로 맡긴 권한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정부는 정보를 갖고 국민은 결과를 겪는다. 지원금은 왜 늦는지, 병원은 왜 부족한지, 위험한 제품은 어떻게 팔렸는지 우리가 혼자 알아내기 어렵다. 국회가 자료를 요구하고 책임자를 불러 묻는 이유다. 국감이 없다면 잘못을 설명할 사람보다 억울함을 감당할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국감에는 세상을 흔든 질문들이 있다. 1988년, 16년 만에 부활한 국감에서는 군사정권의 언론 통폐합을 추궁했다. 2018년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감사 결과는 학부모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이후 유치원 3법 통과와 K-에듀파인 전면 도입으로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 질문은 이미 벌어진 잘못만 향하지 않는다. 2024년 10월 국감에서 김민석 의원은 군내 '충암파'와 계엄 준비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 자리가 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은 묻는다. 이 정도 흠결을 몰랐나, 알고도 지명했나. 어느 쪽이든 대통령의 판단력과 정부의 검증 능력이 의심받는다. 최근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는 부동산과 민생, 정치적 갈등이 겹쳐 있지만, 인사 논란은 그 불만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내 삶을 맡길 사람을 제대로 고르고 있는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의 표명은 인사 실패의 책임이 후보자 개인을 넘어 국정의 인사 체계를 총괄하는 대통령실에 있음을 인정한 신호다. 다만 사의 표명이 검증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쇄신의 출발점이 아니라 논란을 덮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대통령의 사과 기자회견 역시 지지율을 단숨에 되돌릴 수는 없다. 국민이 지켜보는 것은 누가 떠났는지가 아니라 누가 다음 후보를 검증하고, 대통령이 불편한 의견을 듣고, 잘못된 판단을 얼마나 빨리 바로잡느냐다. 전례는 냉정하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 고위직 후보자들의 연쇄 낙마로 흔들렸다. 한국갤럽의 첫 직무 긍정률은 44%였고,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가 가장 많이 꼽혔다. 대통령이 사과한 뒤 지지율은 그해 9월 67%까지 올랐다. 다만 이 반등에는 외교
정치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당을 만들지만 내부의 동지가 위협이 되기도 하고 분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렇다. ‘뉴이재명’, ‘친청계’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계보가 호명되고, 경쟁을 넘어 상대의 정당성까지 의심하는 언어가 난무한다. 계파 경쟁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경쟁이 적대적 양극화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공동의 목표보다 집단의 생존과 정체성이 우선하면 유권자에게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 ‘분열하면 반드시 선거에서 진다’는 말은 학술적으로 단순한 명제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의 경험은 진보·개혁 진영의 분열이 선거에서 비용을 치렀음을 보여준다. 1987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민주화의 열망을 공유했던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각각 28%, 27%를 얻는 데 그쳤고, 36.6%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한명숙 후보가 46.83%, 노회찬 후보가 3.26%를 얻는 사이 오세훈 후보가 47.43%로 0.6%p 차이의 승리를 거뒀다. 2022년 대선 역시 이재명 47.83%, 윤석열 48.56%로 불과 0.73%p 차이였는데, 심상정 후보의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