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는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지방정부의 한 축이자 분권의 중심축이다. 또 강력한 중앙집권의 역사가 오래된 우리나라에서는 민주주의의 훈련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주민을 대신해 단체장과 공무원들이 일을 잘 처리하고 있는가를 감시하기도 한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정착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의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많은 국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록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지방의원들의 비리가 종종 발생한다. 지방의원직을 권력이라고 여기는 수준 낮은 행태와 비전문성 등으로 인해 지탄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방의회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의회가 개인감정과 사리사욕, 정치적 이해관계를 버리고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왜 이처럼 서론이 길었는가 하면, 수원 화성성곽 주변 한옥마을 특화 지원사업을 부결시킨 수원시의회 때문이다. 수원시는 성곽 주변의 한옥마을 특화 지원사업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전북 전주 한옥마을과 서울 북촌마을 등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과 주민들의 노력으로 한옥마을이 형성된 사례를 생각하면 된다. 특
세상살이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뭐 하나 신나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삼성그룹이 분기에 10조 이상의 수익을 내는 등 한국 기업들이 나름 선전하는 데도 경제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오히려 일부 재벌기업의 성과 때문에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수출 호조와 외환보유고 확충 같은 것이 일종의 착시효과라는 것이다. 학교에 있으면 이것을 실감한다.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의 취업 소식이 잘 들려오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처럼 또 사은회를 취소해야 할까? 지난해에는 취업에 곤란을 겪는 졸업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처음으로 사은회를 갖지 않았다. 사회를 향해 내딛는 젊은이들의 첫발걸음이 이토록 무겁다니! 그런 점에서 올해 겨울은 더 스산할 것 같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단군 이래 가장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한 이 젊은이들에게 무작정 견디고 헤쳐 나가라고 하는 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물론 비약적 경제적 성장을 통해 한국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고, 한 세대 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미래다. 제조업은 생
차를 타고 여주관내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에서 고구마, 인삼 등의 이삭을 줍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때론 동네 할머니들 몇몇이, 때론 아이를 동반한 여러 가족이 무리를 이루어 차까지 대놓고 이삭줍기에 열심이다. 저렇게 주워서 얼마나 할까 하는데 소쿠리며 자루에 든 양을 보니 열심인 이유도 알 것 같다. 농부 입장에서 보면 저들이 얄미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해 동안 쌀 한 톨, 고구마 하나라도 더 수확하기 위해 피, 땀 흘려가며 농사지은 땅에서 공으로 걷어가니 말이다. 그러나 농부는 불평하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주인 몰래 이삭 주워간다는 민원은 듣지 못했다. 이미 수확이 끝난 농토는 나의 땅이 아니라는 그 어떤 약속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누구나 와서 고구마 몇 개쯤 주워가도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적당히 횡재(?)하고 가면 그만인 것이다.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여주에서는 도자기축제에 이어 여주오곡나루축제가 열린다. 쌀과 고구마 등 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로 싸게 살 수 있고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 시골장터와 재미있고 다양한 공연이 함께하는 도내에서 몇 안 되는 11월 축제다. 이번 오곡나루축제의…
비가 오고 난 뒤에 우산을 보내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괜히 안 해도 될 일을 해서 정력과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주의 섞인 말이다. 비슷한 의미로, 사향노루가 배꼽(향주머니) 때문에 사냥꾼에게 잡힌 줄 알고 배꼽을 물어뜯으려 해도 이미 때가 늦었다는 말로 숨은 뜻이 있어도 일을 그르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즉 사향노루는 배꼽에 향주머니가 있는데 죽기 전에 반드시 배꼽을 뜯어먹어 버린다. 그래서 사향의 값이 그토록 비싼 것이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유명 필방에 들르면 麝香(사향)먹의 향기가 진동을 했는데 지금은 인조사향을 쓴다하니 사향노루의 향을 맡을 수가 없다. 고급 먹을 만드는 일본에서는 진짜 사향을 넣어 만드는데 그 값이 우리 먹값의 열 배에 이른다. 夏爐冬扇(하로동선)이라는 말은 논어에 있다. 여름철 화로와 겨울철의 부채라는 말인데 때에 맞지 않고 쓸데없는 사물을 비유하는 말이다. 망아지 잃고 외양간 고쳐서는(失馬治廐) 안 되며 목이 바짝 마른 다음에 우물을 파려는 우를 범하며 사는 그런 인생이 있다면 삶은 참으로 피곤하고 괴로울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참 교묘하다.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투수법(?) 말이다. 옛말에 ‘소 잡는 칼은 소 잡는 데에만 써라’는 말이 있다. 소를 잡아야 하는 큰 칼로 개구리나 병아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기업 규모에 맞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쯤으로 해석되겠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기업은 참 이상하다. 아흔 아홉을 가진 사람이 하나를 가진 사람 것을 탐하듯, 쌍끌이 전술로 동네 시장을 싹쓸이하려 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형마트로, 그 다음엔 SSM, 이어 편의점 공략. 급기야 ‘상품 공급점’이라는 명목으로 동네 슈퍼까지 치도곤 내고 있다. 해도 너무한다. 차라리 해외시장 개척을 고민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뇌 구조는 다른가 보다. 가난했던 시절 동네 양아치들도 코흘리개 아이들의 눈깔사탕은 넘보지 않았다. 최소한의 영역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넘보지 말아야 할 것과 넘보면 안 되는 것. 뭐, 그 정도는 통용되는 시절이었다. 요즘 대기업은 어린 아이의 코까지 핥아먹을 기세다. ‘뺏고 보자’만이 정의이고 진리인가 보다. 그토록 중시했던 상도덕(商道德)은 이미 개에게 줘버렸나 보다. 최근…
지난 7월24일, 89세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삭발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그리고 삭발한 이유가 백혈병을 앓고 있는 2살 난 아기를 격려하기 위해 스스로 감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을 비롯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패트릭이란 백혈병 아기는 조시 부시 전 대통령의 부하직원 중 한 명의 아들이다. 같은 날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대원 26명도 자진 삭발에 동참해 감동을 더했다. 사람들이 삭발을 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삭발로 인해 많은 메시지가 전달된다. 부시 전 대통령처럼 감동을 주기도 하고, 반항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또 당사자의 강한 의지와 결연한 다짐을 읽을 수도 있다. 스스로 하지 않는 삭발도 있다. 이럴 경우는 대개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수치심을 주기 위해 동원되는 체벌 성격이 짙다. 범죄자 관리가 이에 해당하며, 2차 대전 후 독일군과 사귀던 점령국들의 여자들을 독일군 철수 후 강제로 삭발시킨 후 거리에서 모욕감을 준 것도 이런 차원이다. 삭발하면 제일 많이 떠올리는 게 스님이다. 출가의 필수 의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불가에서는 머리카락을 인간들의 번뇌에 비겨 ‘번뇌초’ 또는 ‘무명초라’ 부른다. 그래서 번뇌를 없앤다는…
11월11일은 ‘빼빼로 데이’. 그러나 이것만은 기억하자. 64년 전 6·25전쟁 당시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한 달도 채 안 돼 대구 낙동강까지 밀려 내려가면서 자칫하면 지구상에서 영원히 없어질 뻔 했던 대한민국…. 어렵게 그 위기를 벗어나 현재 풍요로움 속에서 옛일을 잊고 사는 우리들이다. 우리가 어떻게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 누구의 도움으로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이날만큼은 되새겨보자. 6·25 당시 국군장병들과 미국을 비롯한 21개 UN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으로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되었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터. 우리 국군장병은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꽃다운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싸우다 전사한 UN참전용사들의 희생은 그야말로 세계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희생과 공헌이었기에 그 의미가 더하다. 이때 희생하신 각국의 참전용사를 모신 곳이 바로 부산에 있는 UN기념공원이다. 매년 10월24일은 유엔의 날이고, 11월11일은 UN군 6·25전사자를 추모하는 날이다. ‘Turn Toward Busa
자전거 하이킹 /김현탁 낮달이 훤히 떠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굽은 등이 보이면 어쩌랴 비껴가는 바람 속에 숨어 있는 저 함성을 햇살과 구름 나목들이 열병식을 하며 맞는 굴렁쇠의 힘찬 발돋움 장딴지에 물이 흐르고 발목이 부르터도 심장 가득 섞인 검은 분말이 산 그림자 골짜기로 날아가 버리고 패랭이꽃 민들레꽃 냉이꽃이 춤추는 곳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풀씨들의 합창 三輪동이 四輪동이 다 떠나고 지구촌을 푸르름의 궁전으로 만드는 아아, 大地를 만끽하는 굴렁쇠의 노래여 경기문학인협회 김현탁 소설가의 자전거하이킹을 다뤄본다. 우리는 갈수록 문명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가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다. 휴대폰의 데이터 이동 속도와 열차의 운행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속도에 탐닉하느라 놓치는 것들도 많다. 봄에 꽃비가 내리는지, 들녘에 코스모스가 피어오르는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의 모습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우리 스스로 운동에너지를 일으켜 움직이는 도구이므로, 동물적인 운송수단이다. 게다가 속도도 빠르지 않으므로 자연의 모습에 눈과 귀를 열어놓을 수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대지를 만끽하는 굴렁쇠의 노래를 연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