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예로부터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그중에서 고양이와 관련된 미담은 조선 19대왕 숙종의 일화가 유명하다. 조선왕실 제일의 애묘가라 불리는 숙종은 요즘말로 하면 ‘고양이 집사’이다. 숙종은 부왕인 현종의 능에 참배하러 가던 길에 노란털을 가진 굶주린 고양이를 발견하고, 금덕이라 이름 붙여 애지중지 키웠다고 알려졌다. 털이 황금색이라서 손수 금덕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궁에서 정성껏 보살피는데도 불구하고 금덕이는 새끼를 낳고 얼마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숙종은 금덕이가 낳은 새끼를 금손이라 부르고 정성을 들였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숙종이 식사를 할 때도 직접 고기 반찬을 덜어먹이고, 정무를 볼 때도 항상 금손이를 옆에 두곤 했다. 숙종의 애정어린 진심은 금손에 닿은 것 같다. 1720년 숙종이 60세 나이로 생을 마감하자 금손이도 이 사실을 알았는지 음식도 마다하고 며칠을 슬프게 울었다고 한다. 이는 조선 후기의 문인 김시민이 쓴 동포집에 수록된 ‘금묘가’에도 ‘임금께서 승하하셨다는 소식이 당도하자 금손은 먹지 않고 삼일을 통곡하였네’라고 나와있다. 결국 금손도 세상을 떠났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인원황후가 숙종의 묘소인 명릉 옆 길가에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상당수의 유물들이 기증 절차를 통해 들어온 것들이다. 개인이나 단체 등에게 있어 그 가치가 얼마나 소중할 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이에 본보는 기증된 유물들의 가치와 기증자들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특별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도박물관 전시실의 기증 유물을 중심으로, 총 10회에 걸쳐 그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오늘 글의 주인공은 이번 연재 시리즈에서 다뤄지는 유물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박물관으로 기증된 자료다. 전주이씨 덕천군파 백헌상공 종중은 지난 1986년과 1996년의 경기도박물관 개관에 맞춰 백헌필적, 연지기로회첩서, 효자정려 등 집안에서 소중하게 간직해온 유물들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리고 올해 이경석 궤장 및 사궤장 연회도 화첩(보물 제930호), 숙종어필 칠언시(보물 제1630호), 계회도, 백헌집, 이경석 시호교지, 이광사 관련 서예자료 등 역사적·예술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매우 진귀한 자료 600여 점을 추가로 기증해주었다. 30여 년 동안 박물관에 차례로 기증해준 유물은 6.25 전쟁이 났을 때도 항아리에 담아 깊이 묻고 피난 갔을 정도로 각고의 노력 끝에 지켜왔던 귀한 자료들이다
경기도박물관(관장 김성환)은 전주이씨 덕천군파 백헌상공 종손 이용우씨로부터 총 218건 611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기증유물에는 보물 제930호 이경석 궤장 및 사궤장 연회도 화첩, 보물 제1630호 숙종어필 칠언시를 비롯해 종가댁에서 대대로 보관해 오던 고서와 고문서, 민속유물, 서화유물 등이 포함돼 있다. 전주이씨 덕천군파 백헌상공 종중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 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 1595~1671)을 중심으로 4대에 걸쳐 세 명의 대제학을 배출한 경기도 주요 가문이다. 이경석은 왕실의 종친으로 정묘호란으로 인해 국가가 위기에 처했던 시기에 재상으로 활동한 인물로 1613년(광해군 5)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며, 1626년(인조 4)에는 문과 중시에서 장원 급제했다. 1636년(인조 14) 병자호란 때에는 부제학으로 ‘삼전도비문(三田渡碑文)’을 짓기도 하였다. 이후 대제학과 이조판서를 지냈으며, 1641년에는 청나라에 볼모로 가 있던 소현세자의 이사(貳師)가 되어 심양으로 가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 석운동에 위치한 이경석의 묘는 경기도기념물 제84호이다. 보물 제930호인 ‘궤장(几杖)’은 이경석이 74세 때인 1668년(현종 9)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