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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행 <객원논설위원>

얼마전 한국문인협회 선거가 치러졌고 필자가 아는 분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동정이 궁금해 한국문인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평해거사’란 닉네임을 쓰는 문인의 글 한편을 읽었다. 이 글의 요지는 중국 지명을 우리말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우리 동포들은 비록 국적은 중국이지만 아직도 우리말과 우리 풍속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지명을 우리말로 부를 뿐 아니라 중국인명도 우리말로 부른다고 했다.

필자도 서너 차례 연변지방을 방문해 보았지만 이분의 글처럼 동포들은 엔벤, 선양, 베이징, 헤이룽장, 상하이, 난징 대신 연변, 심양, 북경, 흑룡강, 상해, 남경 등 우리말로 발음하고 있었다. 지명 뿐만 아니라 인명도 마찬가지였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사오핑이 아니라 모택동, 주은래, 등소평이었다.

글 쓴 이는 ‘동북공정이니 백두산공정이니 하는 중국의 억지에 이불 속에서 활개치듯 울분할 게 아니라 우리도 좀 주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질타한다. 사실 중국사람들은 우리 대통령 이름을 ‘노무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루우센’이다. ‘수원’이란 지명은 ‘스이위안’이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도 얼마 전까지는 ‘샨청(한성)’이라고 제멋대로 불렀다.

사실 기분이 좋지 않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거대국가 중국의 오만한 태도는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우리 언론들이다. 우리 언론들은 언제부터인가 충실하게 중국발음으로 표기하고 있다. 심지어는 단군조선, 고구려 시대는 말할 것 없고 근세에 이르기 까지 우리 조상들의 혼이 서려 있는 집안과 연길, 용정, 안도, 화룡 등의 지명도 지안, 엔지, 룽징, 안투, 허룽이라고 표기한다. 이러다가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마저도 중국인들이 원하는 ‘창바이샨’으로 표기할 날이 멀지 않았다. 몇 년 전 중국에 갔을 때 동행인 한사람이 용정을 ‘룽징’이라고 무심코 말했다가 동포문인으로부터 핀잔을 받았던 일이 생각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룽징은 어디에 있는 곳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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