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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사이버 인간관계

전체인구 4분의3 이용 동호회·홈피등 활성화
개인정보 유출 부작용 기본 도리 신뢰 지켜야

 

우리나라는 전 세계 어느 나라나 지역보다도 훌륭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단어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말이었다. 인터넷이 확산되어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 짧은 기간에 인터넷으로 인하여 우리 생활은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학연이나 지연, 공통 관심사나 취미, 직장 등을 중심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이 이루어진 후에는 더 다양한 집단과 더 빠른 속도로 인간관계 만들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3/4에 달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역사는 PC통신 커뮤니티 서비스 역사까지 포함하면 15년 정도 된다. 인터넷이 인간관계를 만드는 방법에 변화를 준 첫 번째 계기는 수년 전 유행했던 그룹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한 동창회 신드롬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만나지 못했던 그리운 동창들을 인터넷을 통하여 찾고, 만날 수 있었다.

 

이러한 동창회 신드롬을 만들었던 사이트는 커다란 반응을 얻게 되었고, 그 기세를 이어 다양한 동호회 문화를 주도하는 인기 있는 사이트가 되었다. 물론 인터넷의 등장 이전에도 다양한 형태의 많은 동호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하면 아주 쉽고 빠르게 몇 번의 검색만으로 자신과 기호나 취미가 같은 사람들을 찾을 수 있고, 집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온라인 동호회가 기존의 오프라인 동호회와 다른 점이다. 이들 온라인 동호회는 정기적인 모임 등을 통하여 기존의 동호회처럼 견고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회원들 간에 신뢰가 형성되면 회원들은 자신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지식이나 정보를 활발하게 교환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쳐 동호회는 다양한 정보를 축척하게 된다. 각자가 가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 혜택을 공유하기 위해서 동호회는 정보공유 사이트로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초기의 인터넷 상에서의 인간관계 형성은 동호회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또한 인터넷 상에서의 인간관계는 이러한 정보 공유의 개념에서 더 발전하여 동일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인터넷상에서 결집하여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의 주장을 펴기 시작하는 이른바 네티즌 세력이 등장한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 서로 일면식조차 없다.

 

그러나 특정한 분야에서 동일한 의견을 주장한다. 사회·정치적으로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통하여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 나간다. 총선, 탄핵, 각종 비리문제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 온라인에서의 인간관계가 현실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동호회나 네티즌에서의 개방성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불만을 초래하였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정보 무임 승차자 문제 등은 인터넷에서의 인간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냈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개인이 웹 사이트를 만들고 유지하기 쉬운 방법들이 개발되면서부터 개인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수준만큼만 자신의 사이트를 개방한다는 개념이다.

 

이전에는 웹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도적 운영자가 사이트를 만들면 같은 취미나 의견을 가진 개인들이 사이트에 가입하여 인간관계가 형성되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트를 가지고 있고 서로의 필요에 의하여 사이트를 통한 직접적인 교류를 하게 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개인형 커뮤니티 서비스인 블로그와 미니홈피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만의 블로그 사이트나 미니홈피를 만들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회원 가입”이나 “일촌 맺기”라는 방법을 통하여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서로 신뢰할 수만 있다면 무한한 인간관계의 형성이 가능할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인관관계 형성은 개방과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IT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변화에 부응하여 나는 얼마나 인관관계 만들기를 잘하고 있는가, 나의 인적 네트워크는 얼마나 튼튼한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며 나만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거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면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온라인에서도 인관관계 만들기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인간이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 도리는 변함이 없다.

한상일<강남대 교양교수부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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