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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상 담은 팝 아트 ‘亞 대중들의 삶’ 관조

한·중·일 팝아트 흐름 동시 비교 기회
내년 2월20일까지 작가 42명 작품 전시
출품작들 이미지보다 코드 내용에 주목

 

■ 국립현대미술관 ‘Made in Popland’展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배순훈)은 12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아시아 팝아트를 대표하는 한국, 중국, 일본의 42명의 작가들의 작품 150여점을 선별해 ‘Made in Popland’전을 연다. 한중일 삼국의 80년대 후반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을 대변하는 커다란 한 축인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의 이미지에 근간한 작품들을 다루는 이번 전시는 우리 시대의 팝아트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50~60년대 앤디 워홀에서 시작한 팝아트와 영국의 팝아트, 그 이후 제프 쿤스로 대변되는 네오 팝에 이르기까지 팝아트의 기본 전략은 대중매체와 대중문화, 대량소비사회의 범람하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그것들을 차용, 전용, 복제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롭게 재맥락화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팝아트(pop art)는 분명 한발을 현실에 굳건히 붙이고 서있어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조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팝아트의 기본전략을 사용하는 작품들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팝 아트(Pop Art)’에 속하는 작품이라기보다는 양식적인 측면에서 뿐 아니라 내용적 측면에서 다양한 차이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시 출품작들은 그것이 생산된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적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는 등 그것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다양한 코드를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기존에 정의된 팝아트와는 다른 범주를 형성하고 있는데도 이들 작품은 분명 우리시대의 팝문화에 기반해 팝 적인 전략을 가지고 제작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이 시대 팝아트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다. 팝적인 전략을 통해 80년대 이후의 한중일 삼국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작품의 이미지 보다는 오히려 작품에 반영돼 나타나는 내용에 주목했는데, 이는 기존의 ‘팝아트(Pop Art)’를 바라보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제 1, 2전시실 및 중앙 홀에서 열리며, 관람객을 위한 전시 설명회가 매일 1시와 3시(토.일 5시 추가. 2시 영어 설명)에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 우리 시대의 팝아트를 살펴보기 위한 한중일 학술세미나와 청소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현대미술&미디어 통합교육”이 학기 중 및 방학기간 중 각 2회, 모두 4회에 걸쳐 진행된다. 개별적으로 미술관을 찾는 청소년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셀프 가이드(청소년 전시감상 가이드)도 무료로 배포된다. 또한 문화행사로는DJ 공연, 비보이, 전자바이올린 연주, 일본애니메이션 영화 상영 등이 개최 될 예정이다. 작품 속에 드러나는 ‘대중’이라는 주제에 따라 이번 전시는 다음과 같이 네 부분으로 구분된다.(관람료 5천원)

▲대중의 영웅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의 정체성’을 살필 수 있게 한 섹션이다. 대중은 고도의 산업화와 대중매체의 발달이후 등장한 사회 그룹으로 권력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대중매체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집단이다. 이러한 대중들이 향수하는 대중문화는 권력집단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되기 보다는 당대의 지배권력 이데올로기와 대중의 기호가 접점을 이루는 곳에서 형성된다. 한편 이 섹션 ‘대중의 영웅’에서는 때로는 권력이데올로기에 통제되는 우매한 모습으로 비춰지거나 혹은 내재적 변화의 힘을 갖는 집단으로 보여 지는 대중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살필 수 있다. 또한 무엇을 생산하는가보다는 무엇을 소비하는가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해 나가는 상품 브랜드로 치환된 대중의 정체성과 움베르토 에코가 말한 바처럼 대중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이뤄내지 못한 것을 담아 만들어낸 대중의 영웅상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또 다른 정체성을 살필 수 있다.

<참여 작가>

김동유, 김준, 손동현, 이동기, 이형구, 리 샨(Li Shan), 리오 따홍(Liu Dahong), 위에 민쥔(Yue Minjun), 팡 리쥔(Fang Lijun), 죠우 티에하이(Zhou Tiehai), 나리타 토오루(Narita Tohl), 모리무라 야스마사(MORIMURA Yasumasa)

▲스펙터클의 사회

대중의 삶은 대중매체와 그것에 뿌리가 되는 대량 소비사회를 근간으로 한다. 대중매체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누구나 같은 TV의 같은 뉴스를 듣고, 대중매체에서 선전하는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평등한 사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중의 일상은 자본의 회전기간을 단축하려는 지배이데올로기의 전략에 영향 받지 않을 수 없다. 대중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장되는 즉흥적, 일시적인 소비문화와 그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 되는 이미지가 범람하는 우리의 시대는 기 디보르가 이야기한 자본마져도 이미지화한 스펙타클의 사회라 할 수 있다. 대중의 일상을 살피는 이번 섹션에서는 이렇게 일상의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자본이데올로기가 구현한 ‘스펙터클의 사회’가 노정하는 이중성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살필 수 있다.

<참여 작가>

후쿠다 미란(Fukuda Miran),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나카하라 코다이(Nakahara Kodai), 미아오 시아오츈(Miao Xiaochun), 쉬예 송(Xue Song), 왕 광이(Wang Guangyi), 쩡 하오(Zeng Hao)

▲억압된 것들의 귀환

대중 매체와 산업의 발달은 대중이 여가활동에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대시켰다. 모더니즘 시대에는 취향을 통해 계급과 계층을 나누고 그에 따라 고급문화와 하위문화를 구분했다면, 80년대 후반 이후 우리시대는 계급적 취향의 문제보다는 개인적 여가 선용의 문제를 중시하게 된다. 즉, 어떠한 방식으로 여가를 즐기는가하는 문제는 더 이상 계급적 취향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변화한 시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중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여가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게 되며, 그 결과 오락과 연예부문이 강화되는 현상을 보인다. 더 나아가 여가와 환상의 결합을 통해 근대화 시기의 계량화와 서열화 과정 속에서 사회체제가 억누르고 억압해 왔던 우리들 안의 억압됐던 것들이 귀환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단순히 이상한 변종들의 귀환을 넘어 체제가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을 전복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하위문화에 의한 고급문화의 전복을 넘어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전복을 꿈꾼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조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참여 작가>

공성훈, 박윤영, 이동욱, 이중근, 최우람, 나라 요시토모(Nara Yoshitomo), 아이다 마코토(Aida Makoto), 오다니 모토히코(ODANI Motohiko), 펑 멩보(Feng Mengbo), 차오 페이(Cao Fei)

▲타인의 고통

대중매체의 발달은 온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명실 공히 ‘One World’의 세상에 진입하게 됐다. 그 결과,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건과 사고, 전쟁의 참상들이 실시간으로 우리들 안방으로 들어와 눈앞에 펼쳐진다. 이렇게 세계를 하나로 아우르는 대중매체의 발달은 문명의 이기일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 지구상 어딘가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죽음까지도 아무런 감정 없이 화면위로 흘려보냄으로써 그것이 갖는 현실에서의 두려움과 중압감을 탈각시킨 채 또 다른 구경거리로 화하게 한다. 이 현상은 대중매체의 발달과 이미지의 범람에 대해 수잔 손탁이 경고한 ‘타인의 고통’에 다름 아닌 현상이다. 대중과 타자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이번 섹션 ‘타인의 고통’에서는 대중으로서의 나와 타자와의 관계, 그것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을 살필 수 있다.

<참여 작가>

홍경택, 모리무라 야스마사(MORIMURA Yasumasa), 옌 샤오팡(Yuan Xiao Fang), 양 샤오빈(Yang Shaobin), 쩡 판쯔(Zeng Fanzhi), 우 쥔용(Wu Jun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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