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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눔현장] 경수실버IT봉사단

정보화 교육은 일상의 운전면허와 ‘동격’
컴퓨터 사용으로 ‘세대간의 벽’ 허물어
봉사단원 평균 72세 정회원 53명 구성
매월 20일간 총 40~60시간 눈높이 교육

 

컴맹 탈출로 ‘즐거운 황혼’ 선사합니다

“컴퓨터 교육을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어 갈 것입니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자유자재로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이를 잊은 채 좁은 컴퓨터 교육실에 모인 이들의 열정은 젊은이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2일 오전 10시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솔대노인정에서 진행된 ‘어르신 정보화 교육장’ 이전식.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 경수실버IT봉사단 박승봉 회장은 “노인들의 정보화 교육은 일상생활의 운전면허와 같다”며 “삶을 즐겁게 하기 위한 컴퓨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봉사단 회원들은 평균연령 72세의 정회원 53명의 어르신들로 이뤄져 있으며 매월 20일간 하루 3시간씩 총 60시간의 초급반, 격월 20일간 하루 2시간씩 총 40시간의 중급반 및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사 양성반 등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강사들 역시 7명의 어르신들로 구성, 단순히 보여주기 식 교육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진으로 구성됐으며 40여명의 보조강사들이 교육과정 전반을 돕고 있었다.

평생 교육계에 몸담았다 지난 1999년 퇴임 후 바로 컴퓨터 강사에 나섰다는 박종우(74)씨는 “옛말에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했다. 절대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배워나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해서 그런지 3시간씩 강의해도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초급반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엑셀과 파워포인트 등 컴퓨터 프로그램은 물론 포토샵, 동영상과 같은 작업들을 실제로 진행해보며 진땀을 흘렸다.

손가락으로 자판을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눌러가며 배움에 열중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기까지 했다.

한 어르신은 수원화성 사진을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꾸며보는 작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교육을 진행하다 중단한 뒤 다시금 교육에 나섰다는 박효환(68)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오랜만에 다시 공부하게 되어 힘들지만 즐겁다”며 “포토샵을 배워 많은 이미지들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사실 경수실버IT봉사단 활동의 시작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06년 8월 대한노인회 장안구지회에서 4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첫 시작을 열었지만 내부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컴퓨터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그해 12월 사업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현 박승봉 회장을 비롯,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난 2007년 6월 기로노인정 2층에서 경수실버IT봉사단을 새로이 창단, 독립운영체계를 확립했다.

처음에는 사무실은 고사하고 장비는 물론 교재지원도 불투명할 뿐 아니라 운영 예산도 전무했다. 하지만 도내 비영리 민간단체로써 수원시 자원봉사단을 비롯,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컴퓨터와 모니터 25대를 갖추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

박 회장은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부모들이 비운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노인들의 몫이 됐지만 컴퓨터를 잘 모른다는 이유로 손주들과 벽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며 “손주들 졸업식 때 찍은 사진을 프로그램을 이용해 꾸며 보여준다면 얼마나 멋진가. 이러한 교육을 통해 세대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한층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현재 장비들이 노후해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들의 열정을 도와줄 기기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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