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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 & Life] 김명배 ㈜선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수원 박지성 축구센터 설계한 박지성 고교 19년 선배
건축가의 꿈을 안고 수원 공고 건축과 진학
기술과 신용으로 재기…15년째 기부와 봉사 실천

글·사진 ㅣ 최영석 기자 choi718@kgnews.co.kr

 

 

우스개 소리로 수원을 대표하는 성으로 끝나는 단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화성(華城)’이요, 둘째가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요, 그리고 셋째가 수원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박지성’이란다. 박지성은 수원공고 출신의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거로,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212번지에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박지성 축구센터(JSFC)가 있다. 지난 2010년 7월 준공된 박지성 축구센터는 특히 박 선수의 수원공고 19년 선배인 김명배 건축사에 의해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큰 이슈를 낳았다. 이에 본지는 박지성 축구센터의 설계자 김명배(50) ㈜선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만나 그의 인생스토리를 들어봤다.

㈜선일종합건축사사무소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86-9번지 스타프라자 401호

전화 : 031-898-2597

마이스터고의 롤 모델

화성시 봉담읍의 한 농가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명배 대표는 건축과를 졸업한 외삼촌의 영향으로 중학교시절 설계도면 그리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수원 공업고등학교 건축과로 결심했다고 한다. 김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농사일을 하시던 아버지께서는 ‘자식만큼은 손에 흙을 묻히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상업고등학교를 지원하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외삼촌과 같은 설계도면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 동생들의 학비를 조금이나마 보탤 마음으로 수원 공업고등학교 건축과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적성에 맞춰 진로를 선택한 김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시행된 건축제도 기능사시험에서 응시자 240명 가운데 단 4명이 최종 합격된 상황에 포함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고교 졸업 후, 건축설계사무소에 취업한 김 대표는 대학진학만큼은 꼭 하기를 바라셨던 아버지의 기대에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야간전문대에서 건축 공부를 했단다.

건축기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며 학교를 졸업한 김 대표는 육군 공병대에 입대해 공사와 자재관리쪽 행정을 맡아 30개월 동안 실무 경험을 쌓았고, 군 제대 이후 다시 건축설계사무소에 입사한 김 대표는 남다른 열정으로 일했다고 한다.

“내가 대표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해 사업을 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김 대표에게 건축사사무소에서 일을 하면서 건축사 공부를 하는 것은 생각처럼 녹록치 않았다고 한다.

‘신용과 기술’

김 대표는 “사장을 하면 시간도 많이 낼 수 있고, 공부하기에도 훨씬 수월할 것이란 생각”으로 ㈜수양엔지니어링을 설립했지만, 6개월만에 문을 닫게 됐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이 너무 많아서 실패했다는 그의 사연을 들어보자.

“전세돈 3천만원과 아버지께서 담보 대출해주신 6천만원을 합쳐 지난 1993년 ㈜수양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 철저히 준비 없이 되는대로 일을 하다 보니, 밀려드는 업무는 소화하지 못하고 신용은 떨어지고 업무가 마무리 되지 않는 등 정말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신용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생각에 사업을 중단하고 재정비를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사업 시작 6개월 만에 회사 문을 닫게 됐습니다.”

사업실패로 금전적 손실과 상심에 빠진 김 대표에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슬픔이 찾아왔다. 김 대표의 아버님이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작고하신 것. 당시를 김 대표를 이렇게 회상한다.

“장남으로서 아버지 몫까지 대신 해야 하는 상황으로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차안에서 빵과 우유로 점심을 해결하며 남몰래 소리 없이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제 가슴속에서 항상 지켜봐주시고 있을 정신적 지주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대로 주저 앉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슬픔을 털고 일어선 김 대표는 먼저 사업실패를 통해 얻은 ‘신용’과 ‘기술’의 중요성을 망각하지 않고자 표구방을 찾아 ‘신용과 기술’이라는 문구의 액자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사훈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 액자를 사무실 벽에 걸며 ㈜수양엔지니어링을 다시 시작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감격스런 인생의 한 페이지

㈜수양엔지니어링을 탄탄한 기반의 회사로 이끈 김 대표는 건축사시험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준비 2년 만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당시 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건축’이라는 한 우물을 파며 걸어온 인생 가운데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IMF라는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운영하며, 준비한 시험이었기에 감격은 더 했습니다.”

건축사 시험에 합격한 김 대표는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야간대학 건축과 3학년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받았고,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건축공학석사까지 취득한다.

“건축사가 되면 함께 동고동락했던 막내 동생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김명배 대표는 지난 2001년 8년동안 운영해오던 ㈜수양엔지니어링을 동생에게 물려주고 ㈜선일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게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박지성 축구센터’와 ‘판교 테크노벨리 글로벌 R&D 센터 TK 등의 설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일종합건축사사무소의 김명배 대표는 15년째 기부와 봉사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건축사로도 유명하다.

“돈을 벌고 나서 봉사를 생각하면 늦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병행하게 됐습니다.”

여러 봉사단체에 가입해 기부와 봉사활동하고 펼치고 있는 김 대표는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후원회 사무총장직도 맡고 있다.

“어린이재단이 소외된 아동들의 위한 자선경매행사를 했을 당시, 직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클럽으로 찾아가 박지성의 유니폼을 기증받아 재단에 기부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하는 김명배 대표는 “앞으로도 봉사와 기부를 실천하는 일에 솔선수범 하겠다.”고 밝혔다.

“건축은 문화다”

후배에게 존경받고 부끄럼이 없는 건축문화가 조성되길

- 박지성 축구센터는 어떻게 설계했는지.

“햇빛의 눈부심을 방지하도록 축구장의 장축을 남북방향으로 배치했고, 박지성로에 맞춰 관리·교육동을 축구장 북동쪽에 위치토록 해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북서풍과 오후 석양으로 인한 훈련 지장을 최소화 했다.”

- 건축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건축문화에 대해 말한다면.

“한국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신도시를 세우면 회색빛 아파트 숲, 그 옆에 우뚝 솟은 근린생활시설, 주변에 다가구주택 등 획일적으로 개발되는 모습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 또한 국토 어디를 가나 샌드위치 판넬로 난립한 건축물. 선진국의 길목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조화롭게 만들어야 할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국가건축, 디자인 등 각종 위원회는 있지만, 큰 틀에서 국가를 위한 방향제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를 감히 제안해 본다. 일시적인, 즉흥적인 유행을 따르는 건축에는 철학이 없다고 생각한다.”

- 불법 건축 개조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건축물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축법 용어에도 없는 원룸, 고시텔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명품신도시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한 단독주택지는 3가구 이하로 계획했으나 불법, 편법으로 원룸쪼개기라는 오명를 받았고, 불법으로 많은 문제점을 낳았던 고시텔은 현실에 맞게 법개정을 하더니 더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이처럼 불법, 편법을 행하지 않으면 마치 바보가 되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선진 건축문화가 되려면 철저한 법집행과 제도개선 등 많은 과제가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 건축 전문가들에겐 힘이 없는 듯하다. 요령 있고 불법, 편법을 하는 자와 같은 편에 서지 않을 수 없는 현실. 정법을 요구하고 편법을 말렸던 본인은 건축 준공 후 집주인에게 멱살을 잡히고 욕설을 들은 적이 여러 번 있다. 법대로 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는 것이고, 웃음거리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 건축사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용지 가격과 건축비를 합쳐서 약 10억원이 소요된다고 했을 때 과연 수익성이 있는지. 전혀 없기 때문에 살기위해서 불법이 반복되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연구해 쾌적한 주거환경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축은 문화이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건축인의 한사람으로서 건축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꿈을 갖고, 건축가가 되는 길에 부끄럼이 없는 건축문화가 시급히 조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끝으로 한마디.

“㈜선일종합건축사사무실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흘렸다. 가장 어렵고 힘들 때 빛을 낼 수 있는 자가 진정 승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일을 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제가 어려울 때 도움을 주신 주위에 여러분들께 이번 기회를 통해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김명배 대표는.

<학력>

△수원공업고등학교 건축과 졸업

△수원과학대학 건축과 졸업

△한경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산업경영디자인 대학원 건축학과 졸업

<경력>

△㈜수양엔지니어링 대표이사(전)

△㈜수양엔지니어링 고문(현)

△㈜선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현)

<자격>

△건축사

△건축기사 2급

△건축제도기능사

<사회활동>

△경기도 건설기술 심의 위원 (건축계획분야, 현)

△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 자문위원(현)

△용인시 건축심의 위원(전)

△어린이 재단 경기지역본부 사무총장(현)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현)

△국제로타리 3750지구 새수원로타리클럽 회원(현)

△국제 와이즈멘 중부지구 매홀클럽 회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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