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장기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단지 규모가 큰 사업이 아니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USKR(화성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등 후방효과가 큰 사업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수 감소로 악화되고 있는 도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등 외부자본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부지사는 특히 “대기업이 정부의 정책 흐름을 따라 발전을 이룬 만큼, 도 역시 새 정부 기조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면서 ‘선제적 도정 공조’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취임 한 달을 맞은 박수영 행정1부지사를 만나 향후 경기도정의 방향과 설계구상을 들어봤다.

- 재정 여건 등 도 살림이 안 좋다. 중앙정부에 기대고만 있을 수도 없는데 돌파구는 있나.

“현재 도정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경기가 안 좋아 살기 어렵다. 일자리도 없다. 도의 재정이 고갈난 상황이다. 지난해 결산을 해보니 1천400억원 마이너스, 올해 현재 3천여억원이 예년보다 덜 걷혔다. 연말까지 7천억원의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두 가지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재까지는 쥐어짜는 형국이었다. 사업구조 조정과 내부절감 등으로 예산을 절감하는 방법뿐이었다. 이는 최소한의 장치다. 이제는 나랏돈, 국민의 세금만으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민간자본, 중앙정부 기금, 주요 SOC사업의 해외자금 유치 등을 통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 민간기업 역시 어려워 투자에 소극적이고, 도의 경우 큰 사업도 많다. 외부 자본유치가 쉽지 않은 형국인데.

“큰 것만 생각할 수는 없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끌어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들이 1조~2조원씩 투자를 하지 않아도 문화사업, 사회공헌사업 등에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현재의 험난한 파고를 넘기 위해서 외부자본 유치 시 인센티브 제공 등과 같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줄 계획이다.

또 중앙정부에 대해서도 선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겠다. 정부가 17조3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했지만, 각 사업별로 쪼개서 나눠지다 보니 후방효과가 있는 사업이 아닌 관리비용으로 사용되는 것들이 많다. 12조원 규모인 GTX의 경우 정부와 민간이 5:5의 비율로 진행된다. 이 같은 사업의 경우 민간이 준비한 상황에서 시행에 들어가면 후방효과가 크다. 동탄에서 일산까지 GTX가 놓이면 미분양 주택도 사라지게 된다. 경기를 살리는 바로미터가 된다. 정부의 2차 추경 시 후방효과가 큰 사업에 우선 투자되도록 적극 건의할 것이다.”

- 국비 확보 등을 위해선 중앙정부와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 올해 본예산 기준 국고보조금 비율이 33.5%에 육박할 정도로 도 재정상 국비 확보는 필수적이다. 또 재정뿐 아니라 규제개혁 등 각종 제도개선과 중앙-지방 간 원활한 사업 연계 추진을 위해서도 원만한 관계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때마침 여러 인적 네트워크도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적인 방문과 교류를 통해 소통하고, 중앙부처에서의 경험을 살려 국정 방향과 창조행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과 교류 확대를 추진토록 하겠다.”

참고로 박 부지사의 공직 이력을 들여다보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폭넓은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는 중앙인사위원회와 옛 행정안전부에서 혁신정책관, 인사기획관 등을 거쳤다.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는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에서 파견근무를 했다. 동문수학한 동료 및 선?후배들도 포진돼 있는데다, 평소 마당발에 ‘스마트한 정통관료’라는 평도 듣고 있다.
 

 

 


- GTX와 한류월드, USKR과 같은 도의 대형과제가 지지부진한데.

“GTX는 그동안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을 지속적으로 찾아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중앙 부처에서도 공감하는 만큼 앞으로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SKR은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지매각 지연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롯데, 수자원공사의 협의뿐 아니라 중앙정부에 일부 비용 부담을 건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알찬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하겠다.”

- 지방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사업 시행에 대한 우려도 있다.

“새로운 사업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진행된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고, 아직 시작에 들어가지 못한 사업은 첫 삽을 뜨는 게 우선이다. 공무원들이 정치적 상황에 눈치를 보면 안 된다. 정치적인 상황은 정치적인 상황일 뿐이다. 정치와 행정을 분리, 나라의 중심은 공무원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 학교용지분담금 등 도교육청과의 갈등 해결은.

“도교육청에 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LH에 상환해야할 과거 집행분으로, 당장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도교육청 및 LH와 상의해서 지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찾겠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 미지급분으로, 시기 조절이 필요하다. 도교육청과의 소통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

- 최근 도의회에서 예산이 수반되는 조례 등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정치하는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도의 재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는 간다. 접근방식이 다를 뿐이다. 예산수반 사업의 경우 사전에 도와 도의회가 조율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

- 도는 권익위로부터 3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있는데.

“도는 그동안 청렴영생, 부패즉사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공직자 청렴에 애써왔고, 좋은 결실도 맺었다. 그러나 최근 사례와 같이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된다. 한번 무너진 신뢰와 믿음은 다시 복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한 만큼 부서 간 청렴경쟁시스템, 청렴해피콜제도 등의 시스템을 통해 공무원들이 철저히 청렴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 인사청탁 근절에 대한 직원의 기대가 크다. 반면 시·군에서는 인사교류에 대해 불만을 토로 중인데.

“취임한 뒤 단 1건의 인사청탁도 받지 않았다. 전화 한 통화 없었다. 공무원이 정치에 휘말리면 안 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보·승진 인사 등을 통해 혜택을 줘야 한다. 그동안 일부 공무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인사를 청탁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이를 근절하기 위해 원칙을 벗어난 청탁자에게는 반드시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인사에 따른 애로와 고충은 충분히 경청해 인사에 참고하고, 실·국장을 통해 건의하거나 메신저 등을 통한 소통의 장을 열어 놓을 것이다. 시?군 인사교류는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도 공무원은 현장을, 시·군 공무원은 기획력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단, 일방적인 교류는 시정해나갈 방침이다.”

- 새 정부의 기조인 창조행정에 대한 견해는.

“창조행정은 기존 업무 관행과 사고의 틀을 뛰어넘어 새로운 행정서비스와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창조행정, 창조경제의 물결에 대한 중앙정부의 창이 열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도의 대응이 솔직히 늦었다. 현 정부에 편승해 도가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각 실?국과 GRI(경기개발연구원)에 주문해놓고 있다. 삼성 등의 대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따라갔기 때문이다. 도 역시 중앙정부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 도민과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공직은 어려운 분들의 이마에서 주름살 단 하나라도 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폼 나는 행정이 아니라, 작더라도 사람들의 먹고사는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생활행정이 되도록 정책을 모아가야 한다.”

정리 안경환 기자 jing@kgnews.co.kr

사진 노경신 기자 mono316@kgnews.co.kr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