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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何面目見之(하면목견지)

무슨 명목으로 사람들을 볼 것인가

 

군자는 비록 궁하다 해도 망국지세(亡國之勢)에 처하지는 않으며, 비록 가난해도 난군지록(亂君之祿)은 받지 않는다. 이 말은 ‘형세가 기울었다고 해서 아첨하거나 비굴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기(史記)에 항우(項羽)에 관한 내용이 있다. 유방(劉邦)과 항우가 밀고 밀리는 싸움에서 1천여명에 가까운 항우의 군대가 전멸하여 20여명만이 항우를 따르고 있었다. 이때 진퇴양난에 빠진 항우가 부하들에게 ‘나는 단 한 번도 패한 일이 없다. 내가 지금 이토록 괴로워하는 것은 하늘이 나를 멸망시키는 것이다. 지금 그 증거를 보여 주겠다’라고 말한 뒤 말고삐를 움켜쥐고 한나라 유방의 군대 속으로 돌진하니 유방의 군대는 흩어지고 장수 한두 명의 목이 잘려나갔으나 이미 기울어진 대세로 싸워보지 못하고 도망을 쳐 강가에 이르러 31세의 젊은 나이에 자결했다.

자결 직전에 따르는 병졸 하나 없는 자신을 돌아보며 면목이 없음을 한탄한 내용인데 실패에 실패만 거듭하고 고향에 돌아갈 면목이 없을 때를 우리는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바로 무면도강(無面渡江)이라고.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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