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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탁상행정 지역농민 속태운다

농민들 4년간 전통시장 인근 주차장서 김장시장 개최
올해 규정 변경 외지 상인들 차지… 지역민 판로 막혀

김장철이 한창인 요즘 채소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이천시의 안일한 탁상행정에 농민들만 또 한번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21일 이천시와 일부 농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4년간 김장철에 맞춰 공설운동장과 전통시장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농민단체협의회 주관으로 김장시장을 열어왔다.

그러나 시는 올해부터 시설관리공단이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면서 김장시장을 열지 못하도록 규정, 판로가 막힌 농민들은 대형마트 등에 헐값으로 채소를 넘기는 등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장철을 맞아 수확한 알타리무, 갓 등 김장용 채소류를 대형마트 등에 1천500원(1단)가량에 팔던 Y씨는 이천 전통시장에서는 같은 종류의 채소류가 4천원가량에 팔리는 것을 알고, 직접 소비자에게 파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장날인 지난 12일 이천 관고 전통시장을 찾았다.

그러나 채 Y씨는 자리를 잡기도 전에 이천시시설관리공단 직원인 주차장 관리원이 ‘시장상인회와 협의가 안 된 상인은 주차장에서 장사를 할 수 없다’며 채소 판매를 막고 나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Y씨는 “장날 전통시장 주변 주차장에서 장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천 농민들이 아닌 타지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로 시가 농민을 외면하고 타지 상인들 배만 불리고 있다”면서 “김장철 등에는 한시적으로라도 농민에게 주차장을 판매장으로 개방하는 것이 소비자와 이천시 농민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장시장과 관련, 시 담당부서마다 내놓는 답변들이 제각각이어서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시 교통행정과와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과거 김장시장에서 타지 농산물이 판매된다는 민원이 발생해 올해부터는 김장시장은 물론 어떠한 상행위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공영주차장에 김장시장을 개설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주차장을 이용한 민속5일장 또는 임시시장 개설이 가능하며, 농민을 위한 행사라면 무상으로도 사용(공영주차장)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농정과 관계자는 “미리 신청을 받았어야 했는데 행사가 많아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요청한다면 플래카드 제작, 홍보 등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4년간 김장시장을 주관해 온 농민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모두가 아는 이천시 농민단체 회원들이 직접 판매하는데 어떻게 타지 농산물을 들여와 판매를 하겠는가”라며 “시가 지원할 뜻이 있었다면 김장철 시작 전에 신청단체 접수 등의 홍보가 우선 돼야 하는데 이제 와서 신청하라는 건 생색만 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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