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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아트센터, 지역 문화자원 발굴 선도

 

 

“지역의 문화적 자원들을 발굴해내는 것이 지역 문화·예술을 살리는 길입니다”

지난 3월 취임한 고동희(50) 부평아트센터 관장의 말이다.

고 관장은 “단체나 기관은 지역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자체 공연의 ‘레퍼토리’를 구축 하는 길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공극장이 자체 공연을 상품화시킨다면 극장의 정체성 확립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성을 가진 창작극은 지역예술가들의 참여를 통해 이들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하다.

그는 “공공극장과 지역예술가의 긴밀한 교류는 예술가, 예술단체들의 노력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돼야한다”고 했다.

공공극장이 수익이 날 수 없는 지역극단의 유통을 대신 맡아야 하는 책무를 강조한 것이다.

고 관장은 공공극장에 대해 “세계적인 명작, 국내 명작등 기존의 대중적이고 평가가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유통이 중심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극장의 공공성을 위해선 지역 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를 성장시키기 위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의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던 공연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유통된다면 실패할 위험도 높다. 이렇게 얽힌 실타래를 풀기위해 고동희 관장을 만나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공공극장 ‘레퍼토리’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올 해, 부평아트센터만의 창작극이 2번이나 무대에 올랐는데 창작극을 고집하는 이유는

“지난 5월 어린이 국악음악극 ‘할락궁이의 모험’과 이달에 공연한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부평아트센터만의 자체 제작극이다. 두 작품 모두 지역을 바탕으로 지역특성을 살린 공연이다. 지역극장이 대중성을 떠나 한 해에 창작극을 두 번이나 공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극장이 지역주민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선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정서를 반영한 공연보다는 지역특색을 살린 공연으로 문화적 자긍심을 안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극장에서는 수익구조를 위해 유통을 중심으로 공연을 올리는 경우가 많지 않나

“지역의 공연장들이 대부분 유통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것은 현실이다. 극장을 운영해가는데 가장 쉬운 방식이기도하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마다 극장이 들어서면서 지역커뮤니티 확대를 우선시 하고 있다. 대중성보다는 공공성에 더 힘을 싣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인 지역공연장들은 수익을 내야하는 구조로 압박을 받아선 안된다.

수익구조가 날 수없는 지역극단에 유통을 공공기관인 극장에서 맡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공극장이 수익구조로 압박을 받으면 점점 지역의 극단들이 장기공연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지역 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져도 이를 성장시키지 않는다면 지역 아트센터의 공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나 예산의 현실은 어떠한가

“물론 정해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창작극을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극의 요소를 극대화 시키는 무대장치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엔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예산의 부족함때문에 창작극보다는 라이센스 공연을 선호하는 것에는 반대입장이다. 공연단체나 공연자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시민들과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입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한다. 예산에 편중돼서 작품의 퀄리티를 무시하면 관객에게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등을 돌리게 되는 등 악순환만 되풀이될 것이다”



-부평아트센터만의 레퍼토리 극장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인 가에 대한 고민은

“창작극을 많이 만들어내는 욕심보다는 작품을 계속 보완하고 완전한 레퍼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소 5년의 기간동안 만들어진 작품을 계속 다져나가는 작업과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병행해서 작품의 인지도를 쌓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지역특성을 살린 공연을 레퍼토리화해 전국투어공연은 물론 해외 공연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할락궁이의 모험’은 서울아트마켓에 출품해 국내·외 공연을 추진했고, 내년에 열리는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축제 아시테지에 출품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달 첫 선을 보였던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1일부터 9일까지 공연한 이 작품은 한국 대중음악 60년의 뿌리를 찾는 부평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극이다.

화려한 배우들과 무대장식은 없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50~60년대를 주름잡았던 팝 음악과 밴드음악 등이 관객들의 아련한 그 시절을 되새기게 했다. 관객들은 부평의 역사를 새롭게 알아가는 것과 귀에 익숙한 음악,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에 대한 평을 높이 샀다. 전반적으로 공연에 대한 좋은 평을 받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대형뮤지컬 시장에 선보이겠다”



-부평문화센터의 새로운 변화는

“현재 부평아트센터는 부평구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다. 내년부터는 조직 개편을 통해 두 기관이 통합되어 재단 안에서 아트센터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재단과 아트센터가 분리된 두 개의 기관이 독립되어 운영되는 것에 대한 비효율적인 부분에 대한 변화이다. 재단에서는 부평문화사랑방과 부개문화사랑방이라는 두 개의 작은 공연장을 운영해왔는데 앞으로 공연 관련 부서들을 하나로 합쳐서 효율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또한 지역의 문화예술가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공연,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적극 발굴해 지역과 밀착하는 부평아트센터가 되겠다”



-부평구민과 인천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공연 완성도의 절반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관객이 관객을 끌어오면서 공연이 성장해 나갈 때 완성된 작품이 된다. 성장가능성과 상품화가능성은 관객들의 평으로 만들어진다. 지역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면 장기공연의 어려움이 있다. 창작극은 장기공연을 통해서 관객들의 평가를 받아야하는데 관객의 관심이 없으면 작품이 고스란히 묻히게 된다.

작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고 공연을 봐주길 바란다. 작품에 대한 외면보다는 따끔한 평가를 받아야지 완성도 있는 공연이 되기 때문이다. 관객의 관심으로 장기공연이 전제됐을 때 지역 창작극의 유력을 발휘할 것이다” /손미진기자 s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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