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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창했던 고랑포구처럼… 남북교류 염원 담긴 기나긴 길

 

 

임진강 일대에서 가장 번성했던 고랑포구, 한국전쟁 이후 군사작전지역으로 지정
총 24㎞의 코스로 지구력 필요… 임진강 물줄기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경치 감상

신라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에 위치한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능 ‘쓸쓸’
1·21무장공비침투로에 전시된 김신조 등 무장공비 모형물 안보 중요성 일깨워


10코스 고랑포길 (황포돛배~숭의전지)

조선시대는 물론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임진강 일대에서 가장 번창했던 포구 ‘고랑포구’.

고랑포가 있는 임진강 중하류 지역의 강가 곳곳에는 절벽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고려 태조가 놀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고랑포는 고려시대 때 장단도(長湍渡), 두기진(頭耆津), 고랑진(高浪津) 등으로 불렸다. 6.25전쟁 때는 격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이 곳의 북쪽에 바로 휴전선이 있어 휴전선지대로 간주되는 군사지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예로부터 임진강 수운의 종점을 이뤄 문산(汶山)과 함께 농산물을 운반하는 나루터였던 고랑포구를 통해 서해안에서 조류를 타고 임진강을 거슬러 생선과 새우젓배, 소금배 등이 올라왔고, 장단백태 등의 곡물과 땔감이 내려갔다. 한창 번성했던 1930년대에는 금융기관과 우체국, 약방, 여관은 물론 서울 화신백화점 분점이 있었을 정도다. 6.25전쟁 이후 마을은 옛 영화를 뒤로 한 채 사라져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지금은 연천군에서 옛 모습을 되찾기위한 고랑포구 역사문화촌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평화누리길 10코스는 옛 한성과 개성의 물자가 한강을 타고 교류됐던 고랑포구처럼 남북의 교류가 이뤄지길 염원하는 바람으로 이름 붙여진 고랑포길이다.




 

 

 

 


■ 한성과 개성의 만남이 새겨진 고랑포를 따라 걷는 길

한성과 개성의 만남을 염원하는 평화누리길 10코스는 고랑포길이다.

김포, 고양, 파주를 거쳐온 평화누리길의 연천군 시작점 고랑포길은 임진강 황포돛배에서 숭의전까지 이어진다. 총 24㎞의 코스로 이 길을 걷는데는 6시간40분이 소요된다.

평화누리길 10코스는 20㎞가 넘는 긴 구간으로 지구력을 필요로 한다.

임진강 물줄기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고랑포길은 민족 항일기까지 장단군에 속했다가 광복과 더불어 북위38°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나뉘자, 38°이남에 위치해 파주군에 속하게 됐다.

이후 1954년 10월 ‘수복지구임시행정조치법’에 의해 연천군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렀다.

고랑포길에서는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무덤 경순왕릉을 비롯해 연천군의 안보5경 중 한 곳인 1.21무장공비침투로, 호로고루성지, 승전 OP(관측소) 등도 만나볼 수 있다.

 

 

 



■ 신라 제56대 왕이자 마지막 왕 경순왕의 무덤, 경순왕릉

평화누리길 10코스에는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 위치한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능이 있다.

신라 제46대 문성왕의 6대손이며 이찬 효종(孝宗)의 아들인 경순왕은 927년 왕이 돼 935년 왕건(王建)에게 나라를 물려줄 때까지 9년간 재위했으며 978년(경종3년)에 생을 마감했다.

오랫동안 잊혀져오던 경순왕릉은 조선 영조 때 현재 위치에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신라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신라 왕도인 경주를 벗어나 경기도에 위치한 왕릉이다.

‘개성 30㎞, 평양 173㎞’라 적힌 공허한 이정표를 지나면 경순왕릉을 볼 수 있다.

애석하게도 나라를 잃은 후에 조성된 탓에 왕릉으로서는 매우 소박한 형태다.

진평왕의 옥대와 함께 신라의 천년사직을 왕건의 무릎 앞에 고스란히 내준 마지막 군주 경순왕의 묘는 남방한계선과 가까워 과거에는 군당국에 공문을 보내 사전 허락을 받아야만 답사가 가능했다.

그러나 1999년 10월 절차가 완화돼 경순왕릉 근처에 있는 오리동초소에 신분증만 제시하면 누구나 답사할 수 있어 비운의 경순왕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다.



■ 절벽 위에 쌓은 고구려성 호로고루성지

호로고루(사적 제467호)성지는 임진강 북쪽의 현무암 절벽 위에 쌓은 고구려성이다.

호로고루(瓠蘆古壘)라는 명칭은 일대의 임진강을 삼국시대부터 호로하로 부른데서 유래한다.

성의 둘레는 401m로 크지 않으나 특이하게 남쪽과 북쪽은 현무암 절벽을 성벽으로 이용하고 평야로 이어지는 동쪽에만 너비 40m, 높이 10m, 길이 90m 정도의 성벽을 쌓아 삼각형 모양의 형태다.

이 성지는 고구려 성터지만 신라가 이 지역을 장악했을 때 쌓은 외벽이 남아 있어 각기 다른 축성기술을 알 수 있는 유적이다.



 

 

 

■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벌어졌던 1.21침투로

고랑포에서 서남쪽으로 3.5㎞지점에 위치한 1.21무장공비침투로는 1968년 1월17일 오후 11시 북한군 제124군 소속 김신조를 비롯한 30명이 남방한계선을 넘어 침투한 곳이다.

당시 북한에서는 김신조를 비롯한 30명의 무장공비를 침투시켜 1968년 1월21일 청와대 폭파, 요인암살 그리고 주요기관시설을 파괴하고자 했다.

하지만 1968년 1월19일 오후 9시쯤 파주시 법원리에 거주하는 나무꾼의 신고로 군·경 합동 무장공비 소탕작전을 통해 김신조가 체포되고 도주 1명, 사상자 29명의 성과를 거뒀다.

당시 우리나라 군·경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현재 1.21무장공비침투로에는 그 당시 이곳에 주둔한 미군 제2사단 방책선 경계 부대에서 설치한 경계 철책과 철조망을 뚫고 침투한 무장공비의 모형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1.21무장공비침투로는 최소 5일전에 출입신청서를 장남면사무소로 제출하면 견학이 가능하다.

/이슬하기자 rachel@

 

 

 



▶ 교통편

- 황포돛배 :

경의선 문산역, 버스 11번 12번(적성터미널), 도보이동

자가용, 자유로 당동 IC, 37번국도 이용, 적성 경순왕릉 입구에서 2분 소요

- 연천 숭의전지 :

경원선 전곡역, 전곡구터미널 버스 58-1번, 58-4번, 58-5번

자가용, 자유로 당동IC 37번국도 이용 백학입구에서 15분 소요

평화누리길 제10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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