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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오빠…” 65년 동안 듣고 싶었던 한마디

남북이산가족 금강산 면회소서 단체상봉 ‘눈물바다’
65년 수절한 88세 할머니, 북측 남편과 ‘감격의 재회’
오늘 개별상봉 등 수차례 만나… 내일 아쉬운 작별

 

남과 북으로 갈라져 60여년을 기다린 이산가족이 20일 오후 3시30분(북한시간 3시) 금강산에서 감격적인 첫 상봉을 했다.

통일부는 남측 상봉단 96가족 389명과 북측 96가족 141명이 20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의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관련기사 3면

앞서 우리 측 방문단은 오전 8시30분쯤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숙소를 출발해 육로로 오후 1시30분에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했다.

남측 가족 가운데 83살 염진례 할머니와 77살 김순탁 할머니는 건강 악화로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이동했다.

우리 측 주최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대부분의 가족들은 65년의 세월을 단숨에 넘어선 듯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쏟아내며 힘차게 부둥켜 안았다.

남측의 이흥옥(68·여)씨는 휠체어를 탄 오빠 리흥종(88)씨를 알아보고 “오빠”라고 소리쳤고 흥종씨는 금세 눈물을 쏟았다.

흥옥씨가 남측에서 함께 온 자신의 조카이자 흥종씨의 딸인 이정숙(68)씨를 소개하자 흥종씨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행여나 남편이 다시 돌아올까 이사도 하지 않고 남편이 손수 만든 집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옥연(88·여)씨는 65년만에 남편 채훈식(88)씨를 만났다.

남편을 보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은 몇 년 전 남편의 먼 친척인 채문식 전 국회의장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남편과 만나 서로 생사를 확인한 뒤 더욱 간절했다.

남측 방문단의 고령자 중 한 명인 권오희(92·여)씨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날 만난 의붓아들 리한식(80)씨의 똘똘했던 모습을 기억했다.

권 할머니와 함께 남측 방문단에서 최고 고령자에 속하는 김남규(96)씨도 전쟁 전 면사무소 직원으로 활동하던 당찬 막내 여동생을 만났다.

또 손종운씨는 아버지 손권근씨의 명찰을 뒤집어 확인하고 나서야 아버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측 상봉단 389명은 북측 신청자와 동반가족 141명과 2시간 동안 만났고 이날 저녁에는 우리 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등을 포함해 2박3일 동안 총 6차례, 12시간 동안 만날 예정이며 21일에는 개별상봉과 단체 상봉, 공동 중식이 예정돼 있고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작별상봉이 이뤄진다.

/정재훈기자 jj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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