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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팔만대장경을 품은 해인사 1탄

 

 

 

6·25전쟁이 일어난 지 66주년이 되었다. 전쟁은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앗아간다. 문화유산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은 전쟁 속에서 목숨을 걸고 문화유산을 지킴으로써 지금 우리 시대에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간직하게 해준 김영환 장군의 이야기가 담긴 해인사로 여행을 떠나보자.

주차장에 차를 대고 20~30분을 더 올라가면 해인사에 도착을 한다. 주차장에서 해인사까지 오르는 울창한 숲길에 커다란 공적비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바로 김영환 장군의 공적비이다. 공군조종사 하면 ‘빨간 마후라’를 떠올리게 되는데, 공군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처음 도입한 사람이 바로 공적비의 주인공인 김영환 장군이다. 김영환 장군은 한국 공군 창설 7인의 멤버 중 한 명이다. 해인사로 들어서는 초입에 김영환 장군의 공적비가 자리한 이유는 6·25전쟁당시 항명을 택함으로써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6·25전쟁당시 김영환 장군은 가야산에 은신해 있던 인민군 1개 대대를 섬멸하기 위해 이들의 주둔지인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지만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폭탄하나로 날려버릴 수 없어 폭탄을 해인사가 아닌 해인사 뒤편에 투하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잃지 않고 간직하게 되었다.

사찰을 진입할 때마다 처음 만나는 문이 일주문이다. 일주문에는 ‘가야산 해인사’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하지만 뒤편으로 또 하나의 편액이 더 있다. 바로 ‘홍하문(紅霞門)이다. 일주문 일대의 수목들이 단풍이 들면 일주문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마치 붉은 노을이 끼는 듯하다고 해서 얻어진 이름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느티나무 고목이 자리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절을 하거나 돌을 쌓기도 하는데 해인사 창건 때 심어진 나무로 알려져 있다. 1천200여년의 세월을 버텨 온 이 느티나무는 1945년 고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소원을 빌고 있다. 이 느티나무 고목 바로 맞은편에는 작은 돌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바로 염주석이라는 이름의 돌이다. 뚜껑이 덮여 있는 이 염주석은 뚜껑을 열면 가운데 홈이 패여 있고 이 홈에 소금을 넣어둠으로써 화재를 예방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의미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데, 불이 잦았던 해인사에서 화기를 누르기 위해 바다의 기운을 지닌 소금을 넣어 해인사 곳곳에 놓아두었다.

고사목과 염주석을 지나면 해인총림이라는 편액이 걸린 집에 다다른다. 총림이란 스님들의 대학교라 할 수 있는데,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 도량인 선원,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말한다. 해인총림의 최고지도자를 방장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잘 아는 성철스님이 해인총림의 방장이셨다.

해탈문을 지나 해인사의 모든 건물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구광루에 다다른다. 구광루는 화엄경의 내용에서 따온 것으로 지금은 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옛날에는 일반 중생들이 법당대신 이곳 구광루에서 예불을 하거나 부처님 말씀을 들었다.

구광루 마당에는 미로 같은 길들이 나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합장을 한 채 돌고 있다. 이는 해인도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해인도는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시절 화엄사상을 요약한 210자 7언30구의 노래 글귀를 만(卍)자를 발전시킨 도안에 써 넣은 것이다.

이 해인도는 54번을 꺾어 도는 미로와 같은 형태로 이 해인도를 따라 도는 과정은 진리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이 해인도를 따라 돌다보면 처음 출발했던 자리에서 끝이 난다. 이 해인도 문양은 해인사 곳곳에 다양한 편의시설로 자리하고 있다. 해인사를 여행하면서 이 해인도 문양을 찾아보는 재미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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