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염에 누진제 공포 등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원활한 전기 공급 등을 위해 도심 곳곳에 전주를 설치하면서 혹시 모를 보행자나 차량과의 추돌 등의 사고 방지를 위해 부착한 고무패드와 도색판이 무용지물로 전락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더욱이 한전은 고무패드 등의 설치 이후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도시 미관 저해의 또 다른 주범으로 전락했다는 비난 속에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등에 따르면 현재 수원시내에만 4만1천여 본의 전주가 설치돼 있는 것을 비롯해 도내 곳곳에 수백만개의 전주가 원활한 전기 공급 등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인도 등에 설치된 전주는 보행자가 부딪혀 혹시 모를 위험 방지를 위해 뾰족한 모양에 검은색을 띄는 고무패드를, 또한 차도 인근 등의 전주에는 졸음운전 차량 등의 추돌 방지를 위해 고의도반사지를 넣은 노란색과 검은색을 띠는 도색판 등을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한전은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 고무패드 등의 설치 이후 관리 등은 뒷짐으로 일관하고 있어 자칫 대형 안전사고 발생 등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한전이 훼손된 부착물에 대한 점검과 즉각적인 복구 대책도 없이 오직 민원 접수에만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도내 각 지자체들의 역점사업인 도시미관 개선을 저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자초한 실정이다.
실제 이날 수원역 인근에서만 고무패드와 도색판 전체가 떨어진 전주를 비롯해 부분적으로 훼손된 전주들이 수시로 발견됐다.
시민 안준호(30·대학생)씨는 “미관 상 보기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사람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느냐”면서 “계속되는 폭염과 누진제 공포속에 시달리는 시민의 고통은 아랑곳 없이 막대한 이득 속에 당연히 해야 할 일에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전 경기본부 관계자는 “전주 고무패드 등의 민원이 종종 있지만, 전체 민원 중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고압선로나 저압선로에 따라 주기가 다르나 한달에 한번 이상 순시를 통해 전주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정은기자 son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