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잘 다녀오라고 회원들을 배웅까지 했는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전도 사고 소식을 접한 S산악회 A회장은 충격으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개인 사정으로 이번 산행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A씨는 “오전 수원 화성행궁에서 대둔산으로 산행가는 회원들에게 장비를 챙겨주면서 배웅했는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산악회는 친목도모와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산악회로, 이번 사고로 숨진 전 회장 이모(75)씨가 5년 전 결성해 한 달에 2번씩 산행을 떠나고 있다.
A씨는 “이번 대둔산 산행에 48명이 신청했다. 50대 중반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하고, 70대도 4∼5명이 포함돼 있다”며 “회원들 잘 챙기고, 회비가 남으면 지역 소외계층에 쌀을 사다가 전달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던 전 회장도 사망했다”고 침통해 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숨진 산악회 전 회장 이씨의 유족들은 시신을 확인하고서 응급실 앞 복도에 앉아 ‘아버지’를 목놓아 불렀다.
유족들은 숨진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서는 당시의 참혹한 사고 상황이 그려지는 듯 오열했다. 아버지의 지갑과 휴대전화 등 유류품을 어루만지던 유족들은 “아버지 유류품이 이것밖에 없느냐”며 “최근에 안 가시던 산행을 왜 가신다고 하셔서…. 요즘 전화도 못 드려서 목소리도 못 들었는데 어떡해”라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부상한 산악회원의 가족들도 일부 병원에 도착, 다친 가족들의 상태를 살폈다.
이씨 등 4명의 시신은 사고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수원으로 옮겨져 장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2분쯤 대전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회덕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도로 옆 가로등을 들이받고 우측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나 산악회원 총 48명(운전자 포함 49명) 중 4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손정은기자 son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