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과 소방서, 경찰서 등 경기도내 공공기관 관용차의 주유를 담당하는 ‘유류 공동구매 지정 주유소’ 일부 휘발유 가격이 일반 주유소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경기도와 조달청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 유류 공동구매 지정 주유소(이하 공구 주유소)는 지난 2012년 공공기관이 공동구매력을 바탕으로 낮은 가격에 유류를 공급받는 동시에 주유업계의 경쟁을 촉진, 소비자 판매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5년 SK네트웍스를 공동구매 지정 주유소로 선정해 오는 2018년 11월 30일까지 지정 주유소로 계약, 현재 도내에 451곳의 공동구매 지정 주유소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공구 주유소인 SK네트웍스가 제공하는 유류 가격은 정부가 적극 지원을 내세웠던 알뜰주유소는 물론 GS칼텍스나 S-오일 등의 다른 계열 주유소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공공기관의 경우 주유카드를 이용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일반 차량 운전자 등의 경우 다른 곳보다 비싼 가격으로 주유를 해야 하는 상태여서 소비자 판매가 인하 유도라는 당초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수원시내 지정 주유소 몇 곳을 방문한 결과, 장안구 A주유소와 B주유소는 리터당 각각 1천550원대 이상으로 수원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인 1천434원보다 100원 이상 비쌌고, 셀프주유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정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평균 휘발유 가격을 웃돌았다.
시민 조모(37)씨는 “관용차는 지정장소에서만 주유를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비싼 주유비는 혈세 낭비로 봐야하지 않는냐”며 “현실과 동떨어진 전형적인 정책이 아니라 꼼꼼히 제도를 만들어 시민과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이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이 유류 공동구매 지정 주유소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나 대량 구매를 통한 주유소간 경쟁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관용차가 지정주유소에서 주유카드로 결제하면 5.4%의 할인과 1.1%의 적립으로 총 6.8%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최저가와 비교하면 카드 할인을 받더라도 비싼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는 평균 주유가격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했다./손정은기자 son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