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노숙자 자활 돕는 인문학 교육 적극 지원해야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겠지만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특강’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경기도와 수원시가 실시하고 있는 인문학 교육이다. 경기도와 수원시, 경기대학교, 수원다시서기 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힘을 모아 진행하는 이 교육이 노숙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직장을 잃거나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경제적 궁핍으로 이혼하거나 빚쟁이들을 피해 다니는 과정에서 가족해체라는 아픔을 겪고 노숙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삶의 의지를 잃고 알콜 중독에 빠지거나 하루하루 실의의 날을 보내게 된다. 이 생활이 거듭되면 몸은 물론이고 정신 건강마저 해치게 돼 회복불능의 폐인 상태까지 이르게 되고 거리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따라서 국가와 사회가 더 깊은 절망의 나락에 빠지지 않도록 이들의 손을 잡아 하루빨리 자활시켜야 한다.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특강은 삶의 의지를 심어주고자 마련된 강좌로서 도와 수원시는 행정지원을, 경기대는 인문학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을 맡는다. 특히 노숙인 학생들에게 명예학생증을 주고 대학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편의도 제공했다. 수원다시서기센터는 특별활동프로그램 개발과 교육대상자를 모집하는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철학, 역사, 고전 등의 인문학 강의와 함께 심리상담, 캠프, 연극 등 특별활동을 함께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서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가 시작된 것은 2005년 9월,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가 삼성코닝의 지원을 받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을 열면서 부터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는데 4년간 노숙인 117명이 참가해 총 86명이 수료했다. 수료자 중 34명이 자활에 성공했다. 지속적인 취업지원과 사후관리가 자활의 성공요인이다. 술병 대신 손에 책이 들려지자 놀라운 변화가 생긴 것이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신굉섭(62)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수원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던 노숙인이었다. 동생의 빚보증 때문에 2006년 파산한 뒤 하나뿐인 아들마저 사고로 죽자 술로 하루하루를 지내며 노숙생활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결국 길에서 쓰러졌다. 3일 만에 깨어난 뒤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고 인문학 교육에도 참여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지금은 수원시 우만동 임대주택에 살면서 카셰어링 차량세차 일을 하고 있다. 노숙인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인문학특강을 적극 지원하기 바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