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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겨우 잠들었는데… 에어컨 실외기 소음때문 미치겠어요”

원룸촌·주택촌 주거 밀집지역
개별 건물 간격 불과 1∼2m 근접
여러대 동시 작동하면 폭음 수준
주민들 밤잠 설치는 고통 호소

 

사례1.“밤낮 ‘위잉~위잉~’ 소리… 자고나면 더 피곤”

“퇴근 후 조용히 쉬고 싶지만 ‘위잉~위잉~’ 반복해서 들려오는 소리에 신경이 쓰여 도무지 마음이 편치 않고, 주말에도 낮잠 한 번 제대로 못 잡니다. 자고 일어나면 오히려 더 피곤한 느낌이죠”

수원시 송죽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정민(34)씨는 퇴근 후 고된 몸을 이끌고 8평 남짓 작은방에 몸을 눕히지만 연신 돌아가는 실외기 팬(FAN) 소리에 매일 밤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호소했다.

사례2. “독서실 가면 실외기 소리 비슷한 이명 후유증”

“집에 어린 동생들이 많아 조용한 동네의 작은 원룸을 구해 살게 됐는데 고시원에 들어가는 게 나을뻔했네요…얼마나 시달리는지 가끔 쥐 죽은 듯 조용한 독서실에 가면 실외기 소리와 비슷한 이명이 들리기까지 한다니까요”

2년 전 고향을 떠나 화성시에 조그마한 원룸 하나를 얻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손정희(26·여)씨 또한 밤낮없이 작동하는 실외기 소음으로 인해 공부에 매진할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소위 ‘원룸촌’이나 ‘주택촌’으로 불리는 주거 밀집 지역의 주민들은 낮 시간 36도를 육박하는 폭염에 하루 종일 시달리고도 귀가 후 지친 몸을 쉬이 눕힐 수 없다.

정적이 흐르는 주택가에 소음을 일으키며 밤낮없이 작동하는 에어컨 실외기 소음 때문이다.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주거 지역의 경우 개별 건물 사이 간격은 불과 1m에서 2m 남짓.

이 같은 상황에서 조용한 새벽 시간 대 여러 대의 실외기가 동시에 작동하기라도 하면 입주민들이 체감하는 소음의 정도는 가히 폭음에 가깝다.

에어컨이 함께 가동하면 소음이 상쇄돼 좀 낫다.

하지만 에어컨 설치도 못한 ‘셋방 살이’들은 ‘못 살면 집에서 편히 쉬지도 못하나’, ‘설움이 북받친다’는 등 푸념만 할 뿐이다.

도내 한 에어컨 설비업체 관계자는 “최근 건축되는 아파트나 빌라 단지 같은 경우에는 개별 가구마다 내부에 실외기실을 따로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실외기 없는 이동식 에어컨도 많이 선호하는 편”이라며 “촌이 형성된 주거 밀집 지역은 보통이 10년 이상 된 허름한 건물이 들어차 있기 때문에 에어컨도 그만큼 노후돼 팬(FAN) 소리가 요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홍민기자 wal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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