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장우원
좋다
참 좋다
햇볕 드는 교실
봄볕 환환 교실
아이들아
너흰 모르지
햇볕이 이리 좋은 걸
너희들이 봄볕인 걸
좋다
참 좋다
햇볕 드는 교실
햇볕 재잘거리는 교실
현직 교사인 장우원 시인이 수사 없이 담백하게 써내려간 시 한 편은 햇살 그 자체다. 햇살에 더 이상의 무슨 수식이 필요하겠는가.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극도의 짧은 단문과 감탄의 말이 햇살처럼 반복되고 있다. 이 시에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시 안에 있는 시선이요, 다른 하나는 시 밖에 있는 시선이다. 시 안에 있는 시선은 ‘교실 안에 있는 아이들이 햇볕이요 봄볕’이라는 것이다. 평범한 말이고 쉬운 말이지만 그 곳에 지혜와 통찰이 있다. 시 밖에 있는 시선은 이 시를 쓴 당사자가 교사라는 사실이요, 그 교사가 아이들을 향해 “너희들이 봄볕”이라고 하면서 탄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교사가 그리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학교와 시대를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아이들을 향해 햇볕이라고 하고, 그 아이들이 있는 교실이 “햇볕 드는 교실”이 되고,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교실이 “햇볕 재잘거리는 교실”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교사를 만나게 되어 좋다, 참 좋다. 이런 시선과 마음을 만나게 되어 좋다, 참 좋다. 이런 교사가 있어 좋다, 참 좋다.
/이종섶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