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시공사 대표가 30일 유가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불이 난 물류 창고 시공사인 ‘건우’ 이상섭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5분쯤 화재 현장 인근 ‘피해 가족 휴게실’이 마련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단상 위로 올라간 이 대표는 중앙에 서서 무릎을 꿇은 뒤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며 흐느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했다.
유족 10여명은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사고와 관련된 별다른 내용이 언급되지 않자 “대책을 얘기하라”며 고성을 질렀고, 이 대표는 단상에 올라간 지 5분도 안돼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유족들은 거센 항의를 쏟아부으며 뒤를 쫓았고, 이 과정에서 밖으로 나온 이 대표가 갑자기 쓰러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자 유족들이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과정에서 한때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 대표는 인근에 대기 중이던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족들은 이 대표가 떠나자 이천시를 상대로도 “단상에 오른 이 대표가 뭐라고 말하는데 마이크도 설치가 안 돼 하나도 안 들렸다. 여기 온 이상 사고 관련해 뭐라도 얘기를 하게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 대표가 떠난 뒤 유족 반발이 이어지자 건우 측은 체육관에 관계자를 보내 유족들과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우기자 cjw900@